눈 폭탄에 '친환경 제설제' 외면…도로파손 무방비

도로파괴와 환경오염 문제를 대폭 줄인 친환경 제설제가 지자체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염화칼슘이나 소금 같은 기존 제설제가 구매비용이 저렴하고 사용에 대한 환경기준도 없기 때문이다.

4일 관계기관과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조달청이 도로파괴와 환경오염 문제로 제설용 염화칼슘과 소금을 조달품목에서 제외했지만 대부분 지자체에서는 이들 제품으로 제설작업을 진행한다. 친환경 제설제 사용은 극소량에 불과했다.

서울시가 올 겨울 도로 제설작업에 사용한 제설제 4만톤 중 친환경 제품은 5%에 불과했다. 다른 지자체도 비슷한 상황으로 파악됐다. 친환경 제설제는 도로파손이 안전 문제를 야기하는 교각이나 환경훼손 가능성이 큰 일부에만 사용됐다.

지자체가 염화칼슘과 소금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이다. 염화칼슘 가격은 톤당 국산은 27만원, 중국산은 20만원 선이다. 반면 친환경 제설제는 톤당 49만원 선으로 가격차이가 두 배에 달한다. 기존 제설제는 상대적으로 제설지속 효과가 좋고 저장시설이 마련됐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친환경 제설제는 별도 환경인증이 있지만 염화칼슘과 소금은 별도 기준 없이 구매해 사용하는 편리성도 있다.

업체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염화칼슘 사용금지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자체는 조달청이 아닌 업체와 별도 계약을 통해 염화칼슘을 구매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설제 업계는 당장의 비용과 편의만 생각한 근시안적인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평시에는 친환경 제설제가 비싸지만 겨울철에는 염화칼슘 가격이 국내산 경우 톤당 40만원선을 넘는 점을 감안하면 친환경 제설제 구매량이 너무 적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재 국내산 염화칼슘은 톤당 47만원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유통기한과 토양 산성화, 도로파손에 따른 별도 추가비용을 고려하면 친환경 제설제가 장기적으로 경제적이라는 평가다.

업계는 지자체가 친환경 제품을 구매토록 하는 제도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제설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제설제는 조달품 등록을 위해 별도의 환경기준을 만족해야 하지만, 염화칼슘과 소금은 단일 물질로 오히려 만족해야 하는 환경 기준이 없다”며 “하천, 토양오염, 도로파손에 따른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선 친환경 제설제 사용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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