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법정구속···글로벌 경영 차질 불가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1일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SK그룹이 `경영 리스크`에 직면했다. 오너 구속으로 인한 대외 신인도 하락은 물론이고 그룹 글로벌 행보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계열사 간 자율경영 체제를 표방한 `따로 또 같이 3.0` 전략도 시험대에 올랐다. 항소 등 향후 고등법원 재판절차 종료까지 1년여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영 차질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원범 부장판사)는 이날 최 회장의 주요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검찰 구형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하고 곧바로 법정구속을 집행했다.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SK그룹은 판결에 대한 공식 입장 자료에서 “무죄 입증을 위해 성심껏 소명했으나 인정되지 않아 안타깝다”며 “판결문을 송달받는 대로 판결 취지를 검토한 뒤 변호인 등과 협의하겠다”며 “항소 등 법적절차를 밟아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법원이 당초 예상과 달리 엄중한 판결을 내리자 SK그룹 관계자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연이은 재벌 총수 엄벌에 재계도 충격에 빠졌다.

이 판결로 최 회장이 진두지휘한 글로벌 자원개발협력사업 등 SK그룹의 신성장동력 확보 전략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회장 부재로 당초 계획보다 힘이 빠지지 않겠냐는 게 그룹 안팎의 분석이다.

당장 최 회장이 구상한 `글로벌 SK` 구상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SK는 세계 2위 반도체 기업 하이닉스를 인수하고, 글로벌 자원개발에 나서는 등 글로벌 비즈니스를 적극 추진해왔다. 최 회장이 올해 신년을 중국에서 맞이할 만큼 글로벌 사업 구상에 심혈을 기울였다. 최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등 글로벌 협업 의지도 피력했다.

SK그룹은 올해 투자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계획 자체가 재검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원개발과 SK하이닉스 연구개발(R&D) 투자 등 그룹 차원의 교통정리가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 오너 중심 의사결정체제에서 계열사 중심 의사결정체제로 변경하는 `따로 또 같이 3.0`도 오너 부재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할지 주목됐다. 최 회장이 수년간 공들인 사회적 기업 활성화 사업도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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