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금융소비자, '스마트족' 뜬다!

저금리, 저성장, 고령화 등 혹독한 외부환경 속에도 금융소비자가 살아남기 위해 더 깐깐하고 꼼꼼하게 스마트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지난해 금융시장 환경과 이슈, 인기상품, 투자성향 등을 토대로 한해를 관통하는 금융소비 트렌드를 `스마트(SMART)`로 압축해 29일 발표했다.

금융기관이나 상품 선택 기준에 관한 조사를 분석한 결과, 습관적 거래나 친절과 같은 수동적, 간접적 요인에 비해 가격(금리·수익률), 부가혜택과 같이 상품성 자체에 대한 고려도가 과거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일리지 자동차 보험`과 같이 사전 약정 등을 통해 선할인 또는 후환급 가능한 상품 선택이 증가한 것도 이러한 트렌드를 잘 보여주고 있다.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주식형 펀드 자금은 유출되고 채권형 펀드 자금은 유입되는 등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졌으나, 저금리에 따른 수익성 하락으로 과거와 같이 모든 위험을 철저히 회피하는 `무조건적 안전자산 선호`에선 탈피하는 경향도 보였다.

이에 따라 안정적 기초자산 운영이나 조기상환 방식 등을 통해 위험을 제한하는 ELS·DLS 등 적정 수준의 위험 하에 수익을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금융상품이 소비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누렸다.

금융 관련 정책 변화에 대해 소비자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발 빠르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즉시연금보험 비과세 혜택 중단을 포함한 세제 개편안 발표 후 즉시연금보험 일평균 계약건수가 3배 가까이 증가한 사례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작은 혜택에도 민감해진 투자자들에게 물가연동국채, 브라질국채, 체크카드 등 절세 금융상품이 큰 인기를 누렸다.

노후 준비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개인연금 규모 또한 크게 증가했다. 노후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자녀에게 의존하지 않고 소유 주택을 활용해 스스로 노후를 해결하려는 주택연금 가입건수도 이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에 대한 소송이 잇따르는 등 공공성과 신뢰성에 대한 요구는 금융 소비자의 행동을 `수동적 선택`에서 `능동적 요구`로 변화시키며 금융회사 경영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변액보험에 대한 `K-컨슈머리포트` 발간 후 판매가 급감한 것과 같이 고객의 신뢰가 금융회사의 성장에 중요한 요소임이 재확인됐다.

노현곤 KB경영연구소 팀장은 “금융 소비자들은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똑똑하게(SMARTer) 변화화고 있다”고 진단한 뒤 “똑똑해지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외부 환경 변화에 소비자들은 그 어떤 시기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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