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이어 한전KDN도 공전소 사업 철수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 철수를 결정한 삼성SDS에 이어 한전KDN도 사업을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사업자들이 잇따라 사업을 철수하면서 아홉 곳이던 공전소 사업자는 이제 일곱 곳만 남게 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전소 사업 철수를 검토하던 4호 사업자 한전KDN이 지난해 10월 말 사업을 철수하고 하나INS로 기존 고객사 물량을 이·수관했다. 향후 발생하는 전자문서 물량은 하나INS가 보관한다.

공전소 물량 이·수관 사업자를 물색해온 3호 사업자 삼성SDS도 최근 더존비즈온을 사업자로 선정, 이·수관 기술 점검에 착수했다. 앞서 삼성SDS는 지난해 초부터 사업자 지정권 반납과 제3자 이관을 위해 지식경제부·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과 협의를 진행했다. 삼성SDS 측은 “더존비즈온이 시설이나 운영 인력 면에서 안정적이고 기술 역량도 뛰어난 것으로 판단돼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삼성SDS는 지난해 강원도 춘천시 강촌에 위치한 더존비즈온 센터를 답사하는 등 신중을 기해왔다.

5호 사업자인 하나INS와 후발주자(9호)인 더존비즈온은 사업 이관을 사업 확장과 공전소 시스템 기술력을 검증받는 계기로 본다. 더존비즈온은 강촌이라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전자문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한 공전소 관계자는 “두 사업자의 사업 철수는 시장이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자가 9개나 생겼기 때문에 벌어지는 자연스러운 정리 과정”이라며 “지금과 같은 과도기가 지나 하루빨리 전자문서가 시장에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SDS와 한전KDN이 공전소 사업을 철수한다는 것은 이미 전자문서 시장에서 공공연하게 나돌던 얘기다. 지난 2008년 나란히 3·4호 사업자 지정을 받을 당시만 해도 계열사 등 기존 고객사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전자문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인큐베이팅 기간을 거치고 나서도 투자수익률(ROI)이 개선되지 않자 사업 효율화 차원에서 조심스레 사업 철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제도 미흡 등 여러 이슈로 계열사에서조차 공전소를 활용하는 사례가 드물고 향후 공전소 시장 전망이 어둡다는 이유에서다.

한 공전소 관계자는 “전문성을 갖춘 전문업체가 공전소 사업을 하는 게 맞는다는 것이 양사의 판단일 것”이라며 “공전소 시장은 앞으로도 몇몇 전문 업체 위주로 재편돼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기업이 참여해도 사업이 쉽지 않을 만큼 공전소 제도가 `시기상조`였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전자문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아직도 부족해 전자문서 확산을 위한 민관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관계자는 “양사의 사업 철수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공인전자주소(#메일) 제도 시행으로 전자문서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행여 전자문서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일지나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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