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환율 리스크`로 수익성이 악화된 현대·기아차가 해외 생산 확대에 적극 나선다. 기아차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대차도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줄어들었다. 환율 리스크에 세계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내수 침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대기아차는 해외 생산 확대로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환율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생산을 최대한 줄이고 해외 생산은 크게 늘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양사의 주력 해외 생산 기지는 중국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전체 해외 생산 목표(281만대) 중 35%인 97만대를 중국에서 생산한다. 이는 미국(38만8000대), 유럽(30만대), 인도(63만3000대) 등의 생산 목표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기아차도 중국 생산량을 전년보다 4% 증가한 50만대로 잡았다.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은 사상 최저로 떨어진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생산 목표를 전년보다 3.2% 감소한 18만5000대로 설정했다. 기아차도 국내에서 160만대를 생산, 국내 비중이 사상 최저치(58%)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생산 확대는 지속적인 현지화 전략과 병행해 환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현대차는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까지 더해진 환율 변동으로 이미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조831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조736억원)보다 11.6% 줄었다. 4분기 매출(22조7190억원)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7%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기아차도 4분기 영업이익(4042억원)은 전년 같은 기간의 절반에 불과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하락 탓에 지난해 4분기 기아차는 1.7%, 현대차가 1% 가량 영업이익이 감소해 두 회사 모두 약 2000억원가량 손해를 봤을 것”으로 추산했다.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현대·기아차 매출은 2000억원(현대차 1천200억원·기아차 800억원) 줄고, 영업이익은 1% 낮아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5월 달러당 1184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이후 꾸준히 하락해 지난 11일 1056원으로 약 8개월 간 10% 이상 떨어졌다. 원·엔 환율도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꺾이기 시작해 지난 18일 1174.84원까지 7개월여 간 22%나 하락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