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최근 분기 실적에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신제품 파괴력과 원가 경쟁력을 잃어가는 애플의 어두운 단면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23일(현지시각) 애플은 2013 회계연도 1분기(2012년 10월~12월) 실적발표에서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8% 오른 545억달러(약 58조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130억8000만달러(약 14조원)로 0.1% 오르는데 그쳤다. 주당 순이익은 13.81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13.87달러)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매출 총이익률도 44.7%에서 38.6%로 줄었다.
매출 성장률 18%는 14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더 큰 문제는 판매량은 크게 늘었는데 이익률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은 이 기간동안 4780만대 아이폰을 팔았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 늘어난 것이다. 아이패드도 49% 늘어난 2290만대를 팔았다. 핵심 제품의 마진율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셈이다.
데스크톱PC와 노트북, MP3플레이어 등의 판매가 줄면서 모바일 비중은 되레 늘어났다. 애플 매출에서 PC제품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 14.2%이던 것이 이번 분기 10.1%로 줄었다. 아이팟 판매량도 18% 감소한 1270만대에 그쳤다.
블룸버그는 “높은 생산비 증가가 애플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케이스 고다드 캐피털어드바이저스 CEO는 “애플이 신흥시장에 진입할 때 마진을 유지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주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심각한 것은 앞으로도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애플은 다음 분기 매출 전망을 410억~430억달러(약 43조8000억원~45조9000억원)로 예상했다. 증권가 전망치인 453억8000만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부진한 실적과 부정적 전망에 애플의 주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실적발표 후 애플의 주가는 정규장 마감후 시간외거래에서도 10%이상 떨어져 450달러대로 내려 앉았다.
[표] 애플의 최근 실적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