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빅데이터 분석으로 10년간 평행선을 유지하던 연고제 판매량을 8개월 만에 46%나 늘린 제약회사가 있어 화제다. 유유제약이 그 주인공. 회사는 특색 없던 마케팅을 소비자 행위와 심리 기반으로 변화시켜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23일 밝혔다.

소셜 빅데이터 분석 대상이 된 제품은 2002년 출시된 베노플러스겔 연고다. 부은데·멍든데·타박상·벌레물린데 바르는 연고로 지금까지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매출은 제자리를 맴돌았다. 약가 인하로 전반적 제약 경기가 나빠지면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
유유제약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새로운 마케팅을 도입하기로 하고 지난해 4월부터 다음소프트의 컨설팅을 받았다. 다음소프트는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등 소셜 네트워크 사용자 인식을 분석했다. 그 결과 `붓기`나 `타박상`, `벌레물린데`와 비교할 때 `멍`에 대해서는 확실히 각인된 약이나 연고가 없었다.
오히려 계란이나 소고기, 찜질 등 민간요법이 더 많이 언급되고 있었다. 맨소래담이나 버츠비 같은 경쟁 제품보다 소비자 인식에 각인된 계란과 소고기를 이기는 게 시급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와 손잡고 `계란을 돌리는 것은 팔이 아프다` `소고기는 비싸고 비위생적이다`라는 마케팅 메시지를 전하기 시작했다. `계란은 드세요. 멍은 베노플러스가 뺄게요`라는 광고 메시지를 전파했다.
멍에 대한 소비자 트렌드 분석 결과 어린이보다는 성인 여성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에 따라 여성 잡지에 광고를 내고 성형외과 홍보도 시작했다. 제품 포장도 `멍`이라는 단어가 맨 앞에 오도록 다시 디자인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포털사이트에서 `멍 빨리 없애는 법`이라는 키워드는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반면, `베노플러스겔`은 557% 증가했다. `멍 빨리 없애는 법`이라는 검색 키워드 감소분이 베노플러스겔 검색으로 전이된 것이다. 2011년 4~12월 대비 2012년 4~12월 베노플러스겔 매출은 46%, 한해 매출은 62% 증가했다.
유원상 유유제약 상무는 “베노플러스겔 사례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 강연을 할 정도로 이번 사례는 성공적인 빅데이터 분석과 마케팅 활용 사례로 꼽힌다”며 “조만간 다른 6개 제품에 대해서도 컨설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컨설팅을 담당했던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소셜 빅데이터 분석은 사람들의 고민과 감성, 행위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기술은 단지 수단일 뿐이며 모든 해답은 바로 `사람`에 있다”고 말했다.
베노플러스겔 사례는 최근 열린 `제1회 빅데이터 활용 및 분석 경진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