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SW비주얼라이제이션으로 SW개발 악순환 끊자

산업 내, 산업 간 융복합화가 진행되면서 소프트웨어(SW)는 최종 제품의 가치를 높여주고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역할과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SW가 모든 분야에서 키를 쥐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경쟁력 있는 SW를 찾아내는 것도 어렵고 눈에 보이지 않는 SW를 잘 개발하는 것도 어렵다. SW개발이 전문이 아닌 융합분야에서는 기업이 신뢰성 높은 SW를 개발해 내야하고, 공공정보화 분야에서는 SW진흥법 시행으로 경험이 많지 않은 SW기업이 온전히 공공정보화사업을 책임져야하는 것이 현실이다. 해 묵은 이야기일 수 있지만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과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어떻게 SW개발문제를 해결하고 업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는지 핵심역량을 분석한 MIT보고서를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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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는 MS의 성공요인은 경쟁 가능한 효율적 아이디어와 그들만의 독특한 개발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경쟁 가능한 효율적 아이디어란 기술에 대한 깊은 인식은 물론 그 기술을 어떻게 사업화하는지에 대한 이해와 아이디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SW 기획력과 마케팅 능력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둘째 독특한 개발방식이란 대규모 SW를 개발하면서도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도록 구성된 조직구조와 효율적 관리체계를 의미한다. 당시 MS는 특출 나고 지식과 경험이 많은 사람들로 비공식 조직을 만들어 각 조직에 대한 비공식 평가와 신제품 개발에 대한 조언을 하는 역할을 해 왔다. 이 조직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개발조직과 별도 QA조직으로 만들어 SW관리, 개발경험의 문서화, 제품개발 책임의 중앙집권화 등으로 발전시켰다. 그리고 매일 개발된 SW를 테스트하고 수정하는 `데일리 빌드 시스템`을 구축해 개발과정을 통제 가능하도록 하고 프로젝트 구성원을 한 팀으로 움직이도록 함으로써 완료 후 테스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기존 방식과 차별화했다.

엔지니어들만의 SW개발 영역을 비즈니스영역으로 한 단계 승격시킨 것이고 통제되지 않았던 SW개발을 통제 가능한 구조로 전환하고 기존 개발의 문제를 환경변화에 맞춰 경쟁력 있는 시스템으로 개선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 SW개발 현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매번 지적되는 문제가 있다. 요구사항 변경이 빈번히 일어나고 무리한 변경내용을 수용하느라 개발자들은 밤낮없이 개발에 몰두하고, SW 품질은 좋아지지 않고, 개발자들은 고생스러운 SW개발을 피해 다른 길을 찾아가고, 사장님들은 개발자를 잡느라 고뇌하고 새로운 개발자를 훈련시키는 등등 악순환이 계속 된다. 우리도 이제 이런 고질적인 악순환의 고리를 구조적 시스템으로 끊어내야 한다.

해답은 SW비주얼라이제이션에 있다. SW비주얼라이제이션이란 발주자, 개발자 등 이해당사자 모두가 개발 진척 상황을 알 수 있도록 가시화하고 데밍의 PDCA사이클을 되도록 짧은 주기로 SW개발에 적용해 요구사항이 수시로 바뀌는 상황에서도 통제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통제가 가능하려면 SW개발에 필요한 지표가 설정돼야 하며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평가는 수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시스템으로 분리돼야 하고 가급적 별도 전문조직이 맡아서 기업에 쌓여 있는 노하우가 개발조직에 스며들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툴 체인에 의해 구조화돼야 하고 개발자의 격무를 줄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시스템이 구축되면 관리자는 목표하는 SW를 시기적절하게 개발하도록 개발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고 운이 좋아서 `데일리 빌드`에 이를 수 있다면 개발자는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일을 구조적으로 지원 받을 수 있고 3D산업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도 노력 없이 단숨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유수의 선진기업이 채택한 시스템을 긴 호흡으로 적용해 가는 것이 SW생태계를 선순환시키고 경쟁력을 확보해 가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이상은 한국정보통신산업진흥원 SW공학센터장 selee@nip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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