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국이 좁다]이수용 지티원 대표

이수용 지티원 대표는 30년 넘게 IT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1982년 대우 전산실 프로그래머를 시작으로 대우통신과 펜타컴퓨터에서 소프트웨어(SW), 데이터베이스(DB) 엔지니어로 활동했다. 90년대 중후반 웹과 닷컴, 자바 열풍이 불 때 독립해 설립한 회사가 바로 `아이티플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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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용 대표`하면 아직도 `아이티플러스`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1998년부터 10년 동안 이 대표는 아이티플러스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회사 설립 3년 8개월 만에 상장을 했다. 자바 프레임워크인 제이스피드를 개발했고 자바 기반 다양한 미들웨어를 내놓았다. 한 때 매출이 300억원에 육박했다.

그런 이 대표가 지티원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지티원은 이 대표가 아이티플러스를 매각하고 2008년 솔루션 개발팀을 중심으로 새롭게 설립한 회사다. 투자를 늘려 해외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제대로 된 SW를 만들어 싶다는 것이 평소 이 대표의 소망이었다.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한 기반이 갖춰진 것이다.

지티원은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 거버넌스 솔루션을 전문으로 개발한다. 애플리케이션 변경에 따른 영향 분석(체인지마이너), 소스코드 품질(코드프리즘)과 보안 취약점(시큐리티프리즘) 분석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거버넌스 솔루션, 데이터 품질(DQ마이너)과 흐름(DF마이너)을 관리하는 데이터 거버넌스 솔루션이 주력 제품이다.

기존 아이티플러스에서 개발하던 제품의 뼈대 위에 5년간 지속적인 연구개발(R&D)를 진행해 지난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최근엔 체인지마이너와 DQ마이너, 시큐리티프리즘을 통합 플랫폼으로 제공하고 있다. 기업이 애플리케이션 변경관리와 데이터 품질관리, 보안 취약점 분석을 동시에 수행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확립하도록 해주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이런 솔루션들을 앞세워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강화한다. 국내 매출이 안정 궤도에 접어든 만큼 이제 글로벌 거버넌스 솔루션 분야에서 최고 자리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곳은 일본과 중국이다.

일본에는 아이티플러스 시절부터 영업사무소를 설립해 활동을 이어왔다. 일본 고객사에 제품을 인정받고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었다. 3년 전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삿포로맥주, 스미토모고무, CEC, 미쓰비시전기 등이 체인지마이너를 도입했다. 30여 고객사를 확보했으며 지난해에는 재작년 대비 60% 매출 성장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이 대표는 “지티원 해외 진출 전략의 핵심은 `현지 파트너의 적극 활용`”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TIS, SCSK 등 대형 IT솔루션 업체와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5곳이 파트너로 활동 중이다. 이 외에도 매년 2회씩 일본 고객과 파트너 대상 현지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 대표는 “일본은 아웃소싱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영향분석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어 시장 전망은 밝다”며 “아직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진 않지만 수년 내로 해외 사업 매출을 국내 매출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2년여 전부터 마케팅을 시작했다. 중국 최대 시스템통합(SI) 업체인 디지털차이나, 프라임톤과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역시 영향분석 솔루션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해 가을부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몇몇 기업이 예산을 확보, 도입 논의 중이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이탈리에서도 파트너사를 앞세워 영업을 진행한다. 베트남 농협중앙은행,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 등에 체인지마이너를 공급했다. 이탈리아는 메인프레임 등 레거시 시스템을 새로운 시스템으로 변경할 때 애플리케이션 현황과 영향도를 분석하려는 수요가 높다.

이 대표가 해외 사업을 강화하는 이유는 해외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 거버넌스 솔루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지금부터 국내와 해외에서 병행 전략을 펼쳐 교두보를 확보해 둬야만 해외 시장이 성숙했을 때 효과적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해당 솔루션을 필요로 할 때 진입을 시도하면 이미 늦는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해외는 한국보다 IT기술 발달이 느리기 때문에 지금 비즈니스를 추진해두지 않으면 시장이 무르익었을 때 비용과 투자가 더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현제 지티원 제품은 중국어와 일본어, 영어 등 다국어로 동시에 출시되도록 시스템화 돼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10년 일본 TIS 회장이 지티원 기술력을 인정하고 직접 지티원을 방문해 파트너십 체결 서류에 사인을 했을 때가 가장 뿌듯했던 때라고 회상했다. 그만큼 해외 무대 진출은 이 대표와 지티원의 숙원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에서 일본과 중국 사업이 `과연 될까`라며 의구심을 갖고 신뢰를 보내지 않았을 때는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해외 사업 성공에 대한 열망이 더 커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표는 “올해는 일본과 중국 시장에서 지티원이 확실히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한해로 만들고 싶다”며 “이를 기반으로 내년 이후 다른 아시아지역과 유럽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수용 지티원 대표 약력

1998년 아이티플러스 설립

2001년 한국 e-비즈니스 대상

2001년 한국우수벤처기업상

2002년 전경련 국제경영원 최우수벤처 경영인상

2003년 파이낸셜뉴스 2003 대한민국 디지털 경영인대상

2005년 소프트웨어 산업 유공자 포상 대통령 표창

2005년 서울대학교 AMP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2007년 KAIST IT AMP 수료

2008년 콜럼비아 유니버시티 최고위 과정 수료

2008년 지티원, 지티플러스 설립

2009년 대한민국창업대전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상 수상

2012년 NIPA 비상임 이사 선임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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