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에서 휴대폰 소액 결제 사라졌다

이제 휴대폰 소액 결제로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살 수 없다. 안드로이드 앱 내 결제(IAP)에는 구글 자체 결제 수단을 사용하도록 한 구글의 정책이 강화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다.

카카오(대표 이제범·이석우)는 16일 “구글 정책에 따라 카카오톡 가상 화폐인 `초코` 충전 시 휴대폰과 상품권 결제가 빠지고 구글 결제 수단만 제공된다”고 공지했다.

구글이 제공하는 신용카드 결제로만 초코를 구매해 이모티콘을 살 수 있다. 그동안 안드로이드 앱은 애플 iOS 앱에 비해 비교적 자유롭게 휴대폰 소액 결제 등 다른 결제 수단을 붙일 수 있었다.

휴대폰 결제는 수수료가 구글 자체 결제 수단보다 낮고, 누구나 쉽게 쓸 수 있어 중소 앱 개발사가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지난해 구글도 개발사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앱을 팔거나 IAP를 제공하는 개발사는 반드시 구글 자체 결제 수단을 써야 한다”고 통고하며 약관에 어긋나는 앱은 삭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카카오톡 초코 충전 수단에서 휴대폰 결제가 빠진 것은 구글의 앱 장터 관리 강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이다. 느슨하게 모바일 장터를 운영해 개발사를 끌어들이던 전략의 수정이다. 국내 모바일 시장은 이미 안드로이드 중심으로 재편돼 외국에 비해 영향이 더 크다. 현재 안드로이드와 iOS 앱 매출 비중은 8 대 2 수준으로 추산된다. 국내 인기 게임이 세계 안드로이드 앱 매출 상위권을 휩쓰는 것도 이런 상황을 반영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구글이 앱 관리를 강화하면서 중소 게임 개발사에서 결제 수단이나 다른 규정 위반으로 앱이 내려가는 일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국내 사용자에 익숙한 휴대폰이나 상품권 등 소액 결제 수단이 막히면서, 해외에서 사용 가능한 신용카드가 없는 사람은 앱 관련 구매 장벽도 높아졌다.

휴대폰 결제 업체의 고민도 깊다. 업계 관계자는 “실물 결제 비중이 높아 아직 큰 타격은 없지만, 플랫폼 업체의 입김이 세지는 추세는 명확하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카카오톡 게임 초대 메시지를 남발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한번 초대 메시지를 보내면 한 달이 지나야 다시 보낼 수 있다. 무분별한 초대 메시지 전송으로 인한 사용자 불편을 막기 위해서다. 게임 개발사는 사용자 확보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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