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펀드 수익률 연 9%…예금금리 3배 달해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모태펀드 출자 자펀드 청산 현황

모태펀드 출자 자펀드의 청산 수익률이 사실상 첫 해 연 9%를 넘었다. 시중 금리를 세 배가량 웃도는 것으로 연기금 등 투자자의 벤처투자 시장 참여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예산 투입에 따른 레버러지 효과도 네 배에 달해 정부 정책자금의 효율적 운용 방식으로 검토가 예상된다.

15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청산한 모태펀드 자펀드 21개의 평균 수익률은 연 9.3%였다. 수치는 은행 예금 금리와 동일한 개념의 내부수익률(IRR)이다. 운용사인 벤처캐피털에 제공한 관리보수와 수익 달성에 따른 성과보수를 제외해 산정했다. 은행 금리가 3% 안팎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세 배 이상 높은 수익을 거둔 셈이다. 대표적으로 7년 만기로 지난해 해산한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스틱 일자리 창출펀드는 331억6000만원을 투자해 874억5000만원을 회수했다. 수익률이 16.9%다. 모태펀드가 2005년 6월에 출범하고 주요 펀드 대부분이 7년 만기를 감안할 때 지난해는 사실상 회수 원년이다. 청산은 펀드 만기 도래(해산) 후 잔여 지분 등에 대한 행정절차를 마무리했다는 의미다.

9% 수익률은 운용사 입장에서 상당히 선전했다는 평가다. 모태펀드가 정부 재원을 받는 만큼 시장 기능이 약한 분야에 주로 투자한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익률이다. 각 펀드는 일자리·기업구조조정·영화 등 정책목적을 지닌다. 이 분야에 60% 안팎을 의무 투자해야 한다.

김형수 벤처캐피탈협회 전무는 “운용사(벤처캐피털)에 성과보수를 주는 기준이 대개 6~8%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익률”이라며 “미국에서 잘나가는 벤처캐피털도 수익률이 8%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벤처캐피탈협회 자체 조사에서도 그동안 누적 기준으로 청산 벤처펀드 수익률은 평균 1~2%에 그친다. 김 전무는 이 같은 수익률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민간 시장에서 자발적 모태펀드 결성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운영기관도 수익률에 무척 고무돼 있다. 이병권 중기청 벤처투자과장은 “모태펀드가 한번 투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회수금을 바탕으로 재투자에 들어간다”며 “앞으로 정책 목적을 계속 수행하며 선순환 벤처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대표는 “코스닥 등 자금회수(Exit) 시장이 안 좋음에도 수익률은 상당히 선방한 것”이라며 “10곳 투자해 2~3곳만 성과가 좋아도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만큼 이를 투자자(LP) 확보를 위해 적극 알리겠다”고 말했다.

모태펀드는 2005년 1701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정부 예산으로 지난해까지 총 1조4791억원 규모로 결성됐다. 지난해까지 회수 후 재투자분을 합해 총 1조8021억원을 출자(약정분 포함)했다. 펀드 수는 251개다. 이들 펀드가 민간·기관과 공동으로 결성한 펀드 규모는 7조370억원에 달한다.


【표】모태펀드 출자 자펀드 청산 현황(단위:백만원)

※자료:중소기업청(지난해 말 기준)

모태펀드 수익률 연 9%…예금금리 3배 달해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