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IP) 분야도 벤치마킹할 수 있는 우량기업이 필요합니다. 올해부터 `IP 스타기업`을 발굴해 지식강국을 위한 초석을 만들겠습니다.”
김호원 특허청장(54)이 새해를 맞아 IP 강국을 위한 청사진을 밝혔다. 김 청장은 11일 스마트사회연구회 주최로 열린 지도자포럼에서 “올해 IP 분야 스타기업을 선정해 세금혜택에서 자금지원까지 정책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지난해 5월 특허청에 부임했지만 짧은 기간에 특유의 부지런함과 넘치는 정책 아이디어로 IP 대중화와 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해 `대한민국 IP 전도사`라는 애칭을 얻고 있다. “삼성과 애플 글로벌 소송으로 일반 국민은 물론이고 산업계도 특허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실히 자리 잡았습니다. 이제는 총론이 아닌 세부 방법론이 나와야 합니다. IP 분야 스타기업을 선정하면 후발기업이 이를 벤치마킹하면서 자연스럽게 IP 선순환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김 청장은 우리 IP 수준은 외형적으로 세계 상위권이지만 내용 면에서는 크게 부족하다며 결국 기업 중심으로 내실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배경 설명했다. “우리는 2011년 기준으로 세계 특허출원 4위, 특허생산성 1위, 표준특허 6위로 선진국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 꺼풀 뒤집으면 허수가 많습니다. 표준특허 현황에서는 삼성·LG·하이닉스 등 상위 4개 기관이 99%를 차지합니다. 기술무역수지 적자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지방과 수도권 간의 IP 경쟁력 격차도 심각합니다.” 김 청장은 지식 재산과 관련한 대국민 인식 수준이 전반적으로 올라갔지만 아직도 미국·일본에 비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해법은 풀뿌리기업 즉 중소기업 경쟁력을 올리는 길 뿐이라고 강조했다. 특허청은 이를 위해 스타기업 선정사업 뿐 아니라 예탁결제원에 유보된 500억원 정책자금도 중소기업을 위해 쏟을 계획이다. “특허청 전체 예산 4300억원 가운데 사업 예산은 대략 2500억원입니다. 특허수입 가운데 500억원 정도는 예탁원에 유보금으로 묶어 놓는데 이를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중소기업을 돕고 IP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IP 재능기부` 사업도 더욱 확대한다. 특허청은 지난해 대전시를 중심으로 특허전문가·컨설턴트·디자이너 등을 중심으로 지식재능 기부를 받아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해당 전문가가 무료로 중소기업 지식재산 분야를 집중적으로 컨설팅하는 형태입니다. 매출이 늘면 일부를 기금으로 출원해 다시 기부하는 형태로 운영해 반응이 좋았습니다. 이를 올해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김 청장은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 특허관리 전문회사 등장, 반덤핑 공세에서 특허 중심으로 무역분쟁 방식 변화로 지재권 분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분쟁 대응시스템 등 다양한 정책 방안으로 IP행정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