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과 연말에 단편적으로 지원을 했던 것이 이제 구시대적인 사회봉사활동 모델이 됐다.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활동은 기업 이미지 제고 차원을 넘어 사회 전체의 지속성장 가능성과 경영 실익으로 연결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에너지기업은 취약계층의 에너지설비를 개선하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지원하면서 미래 신규사업 추진을 위한 발판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역사회와 유대관계 형성이 곧 신규발전소 건설 성사를 결정하는 발전사 입장에서는 에너지힐링 활동에 더욱 적극적 일 수밖에 없다.
`햇빛나눔`은 발전업계의 대표적 에너지힐링 사례다. 에너지 취약계층과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산간벽지 주민에게 태양광설비를 지원하는 이 사업은 민심확보와 발전사들이 지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의무를 충족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한국동서발전은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과 연계하고 있다. 정부가 보조해주는 설치비용 이외에 자부담금을 동서발전이 대신 부담하는 식이다.
최근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재경영도 CSR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에너지기업들은 장학사업을 통해 미래 회사를 이끌어갈 인재를 키우고 있다. STX는 그룹차원에서 총 출연규모가 314억원에 달하는 장학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231명의 국내 장학생과 62명의 해외유학 장학생을 배출했다.
GS EPS는 발전소가 위치한 당진 지역 인재를 발굴하고 있다. 당진 지역 초·중·고 7개교에 장학금과 교육기자재를 전달하고 직원들이 직접 협력 학교에 찾아가 전기교실 활동을 벌인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초기 사업으로도 CSR가 활용된다. 한국중부발전은 인도네시아 취약 지역에 초등학교를 준공해 교육은 물론 화장실, 식수문제도 해결했다. 이외에도 2개의 추가 초등학교 건립 사업과 다수의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민간기업에서는 두산중공업의 베트남 해수담수화 플랜트 기증이 대표적인 사례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8월 마실 물이 부족한 베트남 낙도 안빈섬 주민들을 위해 해수담수화 설비를 기증했다. 베트남 현지인 직원 1000여명을 주축으로 구성된 두산비나 사회봉사단을 조직해 인근 초등학교 및 지역주민 노후주택 개〃보수, 도서 기증 등 현지 맞춤형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베트남 몽중2 석탄화력발전, 발전설비 국산화 프로젝트 파트너로 선정 되는 등 비즈니스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발전사 관계자는 “CSR 주목적은 기업이미지 쇄신이지만 그 결과가 경영상 유무형의 실익이 되고 있다”며 “`사방 백리 이내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조선시대 최부자의 정신처럼 에너지 빈곤층이 없도록 CSR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