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IT트렌드로 펼쳐 본 2013년 신수풀이

“계미는 12지신 상 뱀의 해이다. 세운은 마치 물뱀이 안개가 자욱한 물속을 서서히 헤엄쳐 나오는 형상이다. 실제 계미년 지구촌 전반 대세는 이러하다고 주역에 나타난다. 지구상 동북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방위 오행이 갑자이므로 국운은 갑자에 계미 세운이 오므로 전반적으로 국제적 명분은 높아지나 반면 재물은 다소 마르되 식신이 됨에 은연한 수익은 유지되는 편이다. 사주 구조상 원국 오행과 세운이 서로 유기적으로 잘 소통해 매사 순탄한 모습이다. 한차례 경제 곤란이 있으나 하반기부터 안정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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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여기저기에 적시된 올해 우리나라 사주다. 크게 믿을 사람은 없겠지만 재미삼아 읽어 보긴 한다. 최근 빅데이터 기술이 크게 조명을 받고 있는데 이런 추세라면 몇 년 뒤 사주풀이도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아직은 사주풀이보다 지난해 연말, 국내 모 기업이 발표한 올해 9대 정보기술(IT) 메가트렌드에 더 눈이 간다. 사주보다는 객관적이고 논리적이다.

메가트렌드는 현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대적 변화의 거대한 움직임을 의미한다. 기업이나 연구기관에서 발표한 트렌드는 보는 관점이나 발표기관의 이익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빅 데이터를 통한 가치창출, 클라우드 서비스의 발전, 통합형 IT 비즈니스, 지능화된 보안 위협, 공격적 특허전략, 상황인지형 기기와 서비스, 차량의 스마트화, 그린 IT의 진보 및 개방형 생태계를 통한 기업의 급성장 등으로 선정, 발표된 IT 메가트렌드는 상당히 공감이 간다.

그 중 가치창출, 기업의 급성장 등으로 묶어 볼 수 있는 `새로운 성장`은 주목을 끌어내기 충분하다. 다가 올 미래를 겨냥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싹 틔워 이를 키워 가는데 결코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상징적 표현이다.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노력으로 빠른 추종자에서 퍼스트 무버로 지속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고, 창의와 창조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정보통신기술(ICT)이 활용되지 않은 제품이나 서비스 분야를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 기술이 워낙 빠르게 발전하고 변화하다 보니 한치 앞도 정확히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더욱이 현재 기술이 앞으로도 계속 핫 이슈가 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스마트폰 앱 열기도 언젠가는 식을 것이다. 지난 10년간 전자태그(RFID), u시티 비즈니스는 그동안 쏠린 열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대로 피지도 못한 채 소강상태에 있지 않은가.

작년 8월 앱셀러레이터와 IDC가 미국 개발자 552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직은 80% 이상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앱을 개발하고 있지만, 불과 2015년에는 응답자의 83.5%가 TV용 앱을 개발하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2위는 커넥티드카(74.0%), 3위는 게임 콘솔(71.2%), 이외에 접이식 스크린(68.1%)과 구글안경(67.1%)이 뒤를 이었다.

최근 우리나라의 ICT 관심이 소프트웨어와 스마트폰에 올인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ICT 시장은 불과 수년 내에 완전히 다른 영역으로 변신해 버릴 수도 있다는 메시지다.

의식 없이 뒤따라만 가다가는 주식시장의 개미군단을 벗어 날 수 없다는 걱정도 든다. 세계 시장을 석권한 국내 굴지의 스마트폰 개발은 다음 버전 제품 출시를 위해 3개 팀이 동시에 가동된다고 한다. 당장 발밑의 불 이외에도 국가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또 그 다음의 기술도 염려해야 한다.

다행이 최근 대선공약에는 CPND를 기반으로 생태계까지 고려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구체적인 사업 구상과 예산이 반영되겠지만 그래도 첫째, 향후 10년 정도의 인프라가 될 GIGA/사물통신인프라, 표준, 거버넌스, 생태계, 인력양성 등은 입체적으로 강구돼야 할 것이다. 소강상태에 있는 헬스케어, u시티 등에도 생명을 불어 넣어 줌은 물론이고 아직까지 돈 맛을 제대로 못 본 콘텐츠, BT/NT 융합 영역까지도 신수종이 되도록 다각도로 검토해 주시길 기대해 본다. 사주에는 매번 뭔가 조심하라고 하지 않는가.

신상철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 회장·정보통신산업진흥원 연구위원 ssc@nip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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