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융합기업으로 변신하는 델... 향방은?

PC사업으로 성장했던 델이 소프트웨어(SW) 융합 기업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퀘스트소프트웨어 등 지난해 6개 SW기업을 인수하며 기업 체질을 바꿔나간 델이 앞서 같은 전략으로 성공했던 기업들의 뒤를 이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델(지사장 피터 마스)과 퀘스트소트프웨어(지사장 우미영)의 인수합병 절차가 완료된다. 피터 마스 델코리아 지사장이 계속 한국 시장을 맡으면서 우미영 퀘스트소프트웨어 지사장을 포함한 일부 인력이 델코리아에 합류할 방침이다.

델은 최근 그동안 인수했던 업체의 주력 SW 기술을 통합해 만든 `델 CIO 파워보드`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기업의 IT환경 관리 전반을 간소화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올해 국내 시장에도 이 제품을 출시하며 엔터프라이즈 시장 점유율을 강화해 나갈 전망이다.

지난해 `파워 투 더 모어`라는 슬로건을 내건 델은 새해부터 기업이 필요로 하는 모든 솔루션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토털 솔루션 기업을 지향하며, 강점인 하드웨어(HW)를 기반으로 IBM, 오라클 등 기존 강자를 넘어선다는 계획이다.

델코리아 관계자는 “피인수 기업의 신제품은 지속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며 “퀘스트소프트웨어 인수로 델 전체 조직의 절반이 SW인력으로 채워졌으며 HW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 제품군도 새로 추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W업체 인수는 올해에도 지속할 방침이다.

델은 SW업계에서 일명 `진공청소기`로 불릴 만큼 올 한해 SW업체 인수합병(M&A)이 두드러졌다. 지난해에만 클레러티, 소닉월, 게일테크놀로지, 와이즈테크놀로지, 앱어슈어 등 5개 SW 업체를 차례로 인수했다. 또 지난해 3월에는 존 스웬슨을 본사 SW그룹 수장으로 선임하면서 조직체질 개선 방향을 SW융합에 맞췄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한창 비즈니스 중이던 업체가 갑자기 델에 인수됐다며 거래 중단을 통보해 왔던 적이 부지기수였을만큼 어느 IT기업보다도 델의 M&A가 거침없었다”며 “하드웨어 성장률이 정체되니 델 같은 기업까지 데이터베이스(DB), 애플리케이션 등 SW 윗단 시장으로 뛰어들면서 시장의 칸막이는 없어지고 덩치는 커지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행보는 델이 `제 2의 슈나이더일렉트릭`이 될 지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프랑스 기업인 슈나이더는 원래 전기설비와 중장비에 주력하는 전통적인 중전·중공업 기업이었으나 수익성이 악화되자 사명을 바꾸고 스마트 전력관리 SW 역량강화에 집중했다. 이 회사는 수많은 SW업체를 인수했으며 현재 직원 수 12만명의 세계 유수 전력부품 및 솔루션 업체로 입지를 다졌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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