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D 프린팅` 제조업 총아되나?=입체로 된 기계·부품 등을 프린팅하듯 만들어내는 3D 프린팅 기술의 발전과 확산이 제조업의 새 화두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개념이 확산됐다면 올해는 제조업에 첫 적용되는 사례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물론, 중국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3D 프린팅은 현재 전자·소비재 분야를 중심으로 상용화 초입 단계에 와 있다. 일반 가정에서 교육이나 생활에 적용하는 용도로 소형 3D 프린터가 다수 보급됐다. 올해는 건설·우주과학·농업과 엔지니어링·자동차 등 산업 현장에서 상용화가 기대된다.
미국은 지난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제조업 발전을 위해 3D 프린팅 기술을 육성하겠다고 천명한 이후 산학 공동 연구개발(R&D)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미 다수의 제조 기업들은 3D 프린팅 관련 인재 확보전에 돌입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한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3D 프린팅 산업에 대한 투자와 제도적 지원에 나선다. 3D 프린팅 기술 고도화를 위한 R&D와 상용화를 독려하기 위한 자금 지원 및 세제 혜택 등의 정책을 마련 중이다. 중국 정부는 3D 프린팅이 투입 자원을 줄이면서 생산 효율을 높이고,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3D 프린팅 생산 규모는 지난해 전년대비 29.4%가 늘어 16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스마트 기기 `100달러의 전쟁`=올해 모바일 스마트 기기 시장의 핫 이슈는 `100달러`라는 숫자에 맞춰질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스마트 기기 열풍이 중국과 아프리카, 개발도상국 등으로 확대되면서 합리적 가격대에 단순화한 기능을 갖춘 저가 스마트 기기 시장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저가 스마트폰은 지난해 중국 ZTE가 20만원대에 내놓은 Z폰이 시발점이 됐다. 올해는 노키아와 애플 등 기존 모바일 시장 리더들도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시장의 폭발적 성장세를 겨냥해 시장진입을 서두르고 있는 아마존·바이두 등 인터넷 기업들도 100달러대 제품군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패드는 이미 아마존이 `킨들파이어`를 199달러에 내놓아 포문을 열었다. 올해는 대만 에이서가 99달러 스마트패드 `아이코니아 B1`을 출시할 계획이며, 구글도 100달러대 저가 `넥서스7`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아웃소싱 제조 기술이 발전해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모바일용 디스플레이·반도체 등 부품 가격이 지속 하락하면서 저가 기기 출시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SW·전자상거래·클라우드 컴퓨팅 기업들도 저가 스마트 기기 보급을 통해 SW·플랫폼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전략을 취하면서 선후발 주자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제조업 `탈(脫) 중국` 움직임=경기 부진에 자국산업 챙기기에 나선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제조업 본국 회귀(리쇼어링) 움직임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을 해왔던 중국의 임금 및 물가 상승으로 중국을 떠나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리쇼어링 확산은 결국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자국 경기 부양책이 중심에 있다. 자국으로 되돌아오는 기업에 법인세 감면과 연구개발(R&D)비 지원 등 다양한 당근책이 제시됐다. 미국은 이미 GE·캐터필러 등이 되돌아왔고, 애플도 올해 미국내 생산라인을 짓겠다고 밝혔다. 애플 제품을 비롯해 HP·레노버 등의 제품을 만드는 폭스콘도 미국 내 생산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2015년까지 매년 최저 임금을 13%씩 인상하기로 한 것이 결정적 원인이 됐다. 제조 메카로서의 역할보다 내수 진작을 통해 경제 활성화와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중국의 저임금 노동력으로 생산 원가를 낮추던 선진국 대기업들도 전략에 전면 수정을 가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전자업계 회생 몸부림=파나소닉, 소니, 샤프 등 일본 산업계를 대표하는 업체들이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정크)`까지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원전가동 중단에 따른 전력난 등 외부 변수도 있었지만 느린 의사결정과 과감한 실행력 부족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시장 변화에 눈과 귀를 닫은 채 기술 개발에만 몰두한 것도 이유다. `잘라파고스(재팬+갈라파고스)`라는 말이 등장한 이유기도하다.
회생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온 일본 기업들은 올해는 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아베 신조 내각이 들어서면서 시장개입으로 천정부지로 치솟던 엔화를 잡고 다시 수출의 고삐를 죄는데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는 인도, 멕시코 시장에서 TV 등의 점유율을 확대하는 등 신흥국 시장 매출 비중을 늘린다. 샤프는 독자기술로 개발한 `이그조(IGZ)` 디스플레이를 내세워 대형 TV시장을 선도하는 한편,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시장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파나소닉은 초고화질(UD)TV에 희망을 걸고 있다.
일본과 대만 기업간 제휴 확대도 비상한 관심을 끈다. 대만 기업이 가진 양산 능력이나 설비투자 능력 등을 활용해 회생을 모색하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위탁생산기업 폭스콘을 보유한 대만 혼하이그룹과 제휴한 소니와 샤프의 이후 행보도 눈여겨봐야할 대목이다.

◇사이버 9.11 가능성 커진다=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미국 9.11 세계무역센터 테러. 이 같은 사건이 사이버상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건체이스 등 미국 금용기관 웹사이트에 대한 지속적인 사이버 공격과 사우디 아라비아 석유회사의 PC에서 대부분 데이터가 삭제됐던 디도스(DDOS) 공격 등이 바로 증거다.
2년전 룰즈섹(Lulsec)으로 대변됐던 `흥미` 위주의 사이버테러가 올해는 국가 기간산업을 파괴하는 형태로 고도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리언 파네타 미국 국방부 장관은 “사이버 공격 위협이 심각할 정도로 높아진다”며 “미국은 전력망이나 시스템, 정부 네트워크까지 교란할 수 있는 해커 공격에 노출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가트너는 `IT조직 및 사용자를 위한 핵심 예측` 보고서에서 2015년까지 G20 국가들의 핵심 인프라가 온라인 공격으로 파괴되고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전했다. 심지어 사이버테러로 인해 정권이 교체되는 상황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란 충격적인 전망도 내놨다. 컨설팅업체 부즈 알렌 해밀턴의 마이크 매코넬 부회장은 “9.11공격에 대한 사전 정보를 가졌던 때와 마찬가지로 사이버 세계에서 또다시 세계무역센터가 붕괴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경각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