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국내 장비 업체 중 처음으로 플립칩본더 국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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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반도체가 국내 장비 업체 중 처음으로 플립칩 본더(Flip Chip Bonder) 국산화에 성공했다.

플립칩본더는 PC 중앙처리장치(CPU)·스마트 기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장비다. 현재 네덜란드 데이터콘이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한미반도체(대표 곽동신)는 국내 반도체 패키징 업체와 3개월 필드 테스트를 마치고 지난 달 플립칩본더(제품명 A100) 5대를 공급했다고 1일 밝혔다.

이 회사는 3년 전 플립칩본더 개발에 성공했지만,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해 샘플용 공급 수준에 머물렀다. 데이터콘이 구축한 진입 장벽이 워낙 높았던 탓이다.

한미반도체는 포기하지 않고 막대한 연구개발비(R&D)를 투입해 마침내 플립칩 패키징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이번에 공급한 A100은 벌써 네 번째 버전 장비다.

플립칩 패키징은 다이와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을 솔더볼 범퍼로 연결하는 조립 방식이다. 배선을 사용하는 기존 와이어 본딩 방식보다 반도체 처리 속도가 빠르고 노이즈 발생량도 적다. IBM이 30년 전 개발해 고가형 디바이스 등 일부 용도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스마트 기기가 확산되면서 주류 패키징 기술로 자리잡았다. 반도체 소자를 작고 얇게 만들 수 있어 현재 스마트폰·스마트패드용 AP 제조에 주로 사용된다.

한미반도체는 새로운 플립칩본더(제품명 A110)를 개발해 대만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A110은 이전 모델보다 생산량이 40% 높고, 플립 칩 결합 정밀도도 10㎛ 오차에서 6㎛로 낮췄다. 엔지니어들이 쉽게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개선했다.

기존 플립칩본더는 생산능력이 3000~4000UPH(시간당 생산수량) 수준이지만, A110은 6000UPH를 넘는다. 정밀도는 6㎛ 편차로 기존 장비보다 40% 낮은 수준이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플립칩본더 부문에서 500억원 신규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플립칩 본더 시장은 지난해 2억7000만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2016년에는 3억8000만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2000년대 초 S&P(절단검사 및 적재장치) 후발 업체로 진입했지만, 현재 세계 시장 70%를 장악했다”며 “플립칩본더는 우리 회사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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