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SW 명가]더존비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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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존비즈온은 일반에 낯선 기업이다. 주된 고객이 기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소프트웨어(SW) 업계에 극히 드문 매출 1000억원대 회사다.

더존비즈온은 세무회계 분야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했다. 12만 세무회계사무소가 더존비즈온의 전자자원관리(ERP)를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영역을 넓혀 중견·대기업용 ERP 분야에서도 시장점유율과 보급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더존비즈온의 시작은 지난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만 해도 대다수 기업들이 정보기술(IT)에 대한 인식이 크지 않아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더존은 기업의 세무기장 대리 업무를 수행하는 세무회계사무소에 솔루션을 보급하며 기술력과 실용성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세무 전문가들 사이에서 사용하기 쉽고 편하다는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기업 수요도 증가했다. 세무회계는 현재의 더존비즈온을 있게 한 뿌리와 같다.

더존은 1990년대 후반 IMF 구제금융 한파 앞에서 기업들이 잔뜩 몸을 움츠리면서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때 이 회사는 인력 감축이나 사업 영역을 축소하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 오히려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는 과감한 행보를 고집했다. 아울러 SW 기업 최초로 원격 AS를 도입하는 등 고객 만족 개선에 나섰다.

시장은 반응했고 성과로 이어졌다. 다시 성장세에 올랐다. 기업이 어려울 때일수록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전산화에 투자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화했다.

위기를 견뎌낸 경험은 더존비즈온이 전문성을 보다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2000년대 들어 국내 기업들의 ERP 도입 붐이 일자 그 동안 연구개발해 온 독자적인 기술력이 빛을 발했다.

세무회계 업계를 중심으로 펼쳐지던 사업 영역이 일반 기업들로까지 확대되며 국내 대표 ERP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했다.

이후 더존비즈온, 더존다스, 더존디지털웨어로 분리돼 있던 계열 3사를 흡수·합병하며 규모를 키웠다. 기업정보화 시장을 목표로 하는 만큼 3사가 시장환경, 솔루션 개발 환경, 사업 아이템 변화로 발생하는 경영상 문제점을 일시에 해결하고 시너지를 통한 수익 극대화에 나선 것이다.

합병 후 더존비즈온은 외형적으로 기업 형태가 최적화되는 한편, 내부적으로도 사업안정성, 수익성, 성장성을 모두 갖춘 SW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급속한 IT 환경 변화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더존비즈온이 최대 수혜자로 부상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상장사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과 `전자세금계산서 의무발행제도`와 같은 정책이 있었다. 또한 IT 기술의 발전은 클라우드 서비스 소프트웨어(SaaS)형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더존비즈온은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SW 기업 최초로 자체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지식경제부 공인전자문서센터 인증을 획득하는 등 자체 인프라를 확보하며 사업화에 나섰다. 2011년 전 계열사가 춘천으로 이전한 뒤 스마트워크, 클라우드, 모바일, 빅데이터 등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의 대응을 위해 분주히 뛰고 있다.

더존의 성장 바탕에는 개발자를 우대하는 인재 중심 경영도 한몫을 했다. 지방 이전 후 더존비즈온은 기업 성장의 원동력인 내부 직원 처우 개선에 주력했다. 전담 헬스트레이너가 자체 헬스케어센터에 상주하며 직원들 건강을 챙긴다. 전문 영양사를 통해 하루 3식이 무료로 제공되며 직원들의 창의성을 북돋기 위해 대학 캠퍼스 같은 근무환경을 마련했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주말농장도 운영 중이다. 더존비즈온의 직원 이직률이 낮은 이유다.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독보적인 자체 기술력, 그리고 시장을 읽는 선견지명과 인재중심 경영은 지금의 더존비즈온을 있게 한 핵심 요소들이다. 이는 기업 경영의 성과에서도 확연히 나타난다. 이 회사는 3사 합병 시점 국내 SW기업 최초로 연 매출 1000억 원대 고지에 오른 이후 현재까지 꾸준한 매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SW업계에선 유례없는 성과다.

[대한민국 SW 명가]더존비즈온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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