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도덕 혁명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불러오고 있는 우리 사회의 변화를 유심히 살펴보면 그 전 시대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다. 2009년 말 도입된 애플 아이폰으로부터 시작된 스마트폰 시대는 커피숍에 마주 앉아서도 모바일 메신저로 대화하고 트위터·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사회적 이슈가 실시간으로 소용돌이 치는 세상을 불러왔다. 물론 PC 인터넷 시대에도 이 같은 현상이 태동됐지만 모바일 시대는 빅데이터라 부를만한 대량의 이용자 트래픽을 양산하고 있을 만큼 그 현상이 확연히 이전과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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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인터넷은 새로운 도덕혁명 세대를 탄생시키고 있다. 나는 기성세대의 사회적 부조리에 공분하는 청소년기를 보낸 젊은 세대들이 사회로 진출하면서 사회를 변혁시키는 움직임을 `도덕 혁명`이라고 부른다. 사회에 진출하지 않은 10대와 20대는 모바일 기기를 `깨끗한 손`에 쥐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 도덕적 공분을 거리낌 없이 표출한다. 정치 과잉인 한국사회의 현실과 맞물려 이들은 `행동하는 양심`으로서 엄격한 도덕률을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일치시키고 있다. 이들은 본능적으로 부도덕을 경멸하고 질타하는 행동양식을 내재화한다. 소위 `도덕전사(道德戰士)`라고 부를 만하다.

모바일 시대의 도덕 혁명의 또 다른 특징은 세대 간 통합이다. 과거 일방향 소통 시절에 익숙한 기성세대는 자신들의 사고방식에 고착화한 관습을 쉽게 변화시키지 못한다. 유리 상자처럼 투명해지는 세상의 변화 속에서 기존의 부조리한 관습을 답습하고 후배들에게 이를 대물림하는 행태를 벗어나지 못한다. `나 하나 올바르게 한다고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는 고정 관념을 용기 있게 떨쳐내지 못한다.

전통적으로 윗세대와 아랫세대 간 의식 차이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이들이 함께 모여 같은 이슈를 토론하는 모습도 보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에서는 의식구조가 서로 다른 세대 사이에도 수직으로 일치되는 현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쉽게 모여 집단을 형성하고 여론을 형성하고 정치적 행동으로 나선다. 누가 무엇을 하는지 쉽게 볼 수 있는 SNS 덕분에 윗세대와 아랫세대 사이에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다. 소통의 도구로서 모바일은 또한 위력적이다.

모바일 시대가 탄생시킨 젊은 도덕전사와 기성세대 간 통합의 특성 덕분에 우리 사회가 맞고 있는 변화는 이미 급행열차에 올라탄 듯하다. 과거 세대의 부조리한 관행과 시스템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붕괴하고 있다. 과거는 언론에 보도되지도 않던 사회적 부조리가 속속 밝혀지고, 행정조직이 여론의 추세에 귀 기울이며, 사법부도 과거와 달리 기업범죄에 대해 실형을 선고하고 기업총수를 교도소에 수감하고 있다.

이제 기업도 젊은 신입사원이 가져올 내부 구성원의 의식 변화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젊은 세대가 회사 문화에 적응을 못한다는 말로 가볍게 다룰 때가 아니다. 젊은 도덕전사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면서 목도한 사회적 부조리에 대해 본능적인 환멸을 느끼고 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고발하면서 척결해 나갈 것이다. 기업에서는 부정부패에 대한 도덕전사의 내부고발이 봇물처럼 터지는 시대가 올 것이다.

젊은 도덕전사는 세대 간 통합이라는 시대적 특성과 함께 선배 도덕전사를 양산하게 된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세대를 불문하고 조직 문제를 함께 이야기한다. 이들의 행동이 아직은 작은 물줄기이지만 급속도로 거대한 물결로 발전해 악습과 부조리라는 탁류를 밀어내고 우리 사회를 속속들이 개혁해 나갈 것이다.

기업은 이제 준법과 윤리경영 시스템으로 다시 태어날 시점이다. 내부의 기강을 세우려는 경영인은 우선 회사의 각종 규정과 실무부터 점검해 근본을 다시 세워야 한다. 글로벌 회사들의 엄격한 자기통제 시스템처럼 준법조직에 힘을 실어주고 철저한 환골탈태를 이끌어야 한다.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 Taeeon.Koo@tekn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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