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떠오른 웹툰 유료화 시대가 열린다. 웹툰 작가의 안정적 수익 모델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완결된 네이버 인기 웹툰 `신과 함께` 다시보기가 새해부터 유료로 바뀐다. 주호민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수익을 발생시키지 않는 산업은 존재할 수 없다”며 “더 나은 창작 환경과 질 좋은 만화를 위한 투자로 생각해 달라”고 밝혔다.
`신과 함께`는 전래 민화 속 창조설화와 사후 세계관을 현대적으로 풀어내 큰 인기를 끌었다. 총 3편 8권이다. 권당 구독료는 500원이다. 네이버 캐시로 결제해 스마트폰과 PC에서 사흘 동안 볼 수 있다. 작가와 네이버는 7 대 3으로 수익을 배분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도 웹툰 유료화를 시도한다. `순정만화` 등 강풀 작가 작품 10편을 포함, 10여명 작가의 완결 웹툰 25편을 다시보기에 돈을 받는다.
웹툰은 한국 인터넷이 낳은 대표적 콘텐츠다. 하지만 원고료를 받는 소수 포털 연재 작가를 제외하곤 특별한 수익원이 없어 산업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원고료도 높지 않아 대부분 작가가 상업용 홍보 만화 등 부업에 손을 댄다.
완결 웹툰 유료화로 작가에 안정적 신규 수익원이 생겨 안정적 창작 활동이 가능하리라 기대하는 이유다. 완결된 웹툰을 꾸준히 독자가 찾지만 작가 수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주호민 작가는 “대부분 작가는 포털 원고료 외 수익이 없어 다음 작품을 준비할 여력이 없다”며 “결국 매일 고강도 창작 노동을 하게 돼 재능과 열정이 소진된다”고 호소했다.
네이버와 다음은 작가의 의중을 최대한 반영하며 창작을 지원할 계획이다. 원하는 작가에 한해 유료화를 진행한다. 다음 관계자는 “완결 웹툰을 유료화한 작가가 휴재 기간 동안 다음 작품을 구상하며 생활을 유지할 정도의 수익이 난다”고 말했다.
독자 거부감 최소화는 숙제다. 신과 함께 유료화 소식이 전해진 후 네티즌 사이에선 “이미 원고료를 받은 작품에 왜 따로 수익을 얻으려 하는가” “웹툰 이용자가 줄고 불법 복제가 늘 것”이란 의견과 “콘텐츠에 대가를 지불해 창작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했다. NHN 측은 “수익보다는 작가의 뜻에 따라 유료화를 결정한다”며 “창작 콘텐츠에 의미를 부여하는 한편, 다양한 수익 모델을 실험하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