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때 벌어진 하드디스크 대란은 조립PC 성수기를 기대하던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겨다 주었다. 자고 일어나면 하드디스크 값이 두 배, 세 배로 뛰었고 하드디스크 유통사 관계자는 “전혀 물건이 들어오지 않으니 2012년 봄까지 용산에 ‘대목’은 없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시장에는 재생 하드디스크와 ‘묻지마 SSD’까지 기승을 부렸다.
◇ 타격 적었던 2.5인치 하드디스크 = 하지만 이 와중에서도 2.5인치 하드디스크는 가격 변동 폭이 크지 않았다. 여기에 눈을 돌린 사람들은 2.5인치 하드디스크를 쓴 USB 저장장치를 구입한 다음 하드디스크만 뜯어 PC에 연결해 쓰기도 했다. IDE 방식 하드디스크를 PC에 연결하려면 변환장치가 필요했지만 SATA 방식은 특별한 장치 없이 바로 PC에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하드디스크 가격이 안정된 지금은 이런 변칙적인(?) 용도로 2.5인치 하드디스크를 쓰는 사람들을 찾기 힘들다. 대신 SSD가 달린 노트북에서 부족하기 마련인 용량을 보완하기 위한 용도로 USB 하드디스크를 많이 찾는다. 현재 시장에서는 가격 대비 성능이 높은 1TB 제품이 가장 잘 팔린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나 IPTV, 스마트TV와 쉽게 연결할 수 있어 음악·동영상을 즐기기도 좋다.
◇ 다 같은 ‘USB 2.0’ 아니다? = G마켓(www.gmarket.co.kr)은 18일 1TB USB 하드디스크 ‘레토 L2SU’를 판매한다. 두께를 최신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인 12.5mm로 줄여 USB 하드디스크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던 휴대성을 개선한 제품이다. 가볍고 열전도성이 높은 알루미늄 재질 케이스를 써서 하드디스크에서 생기는 열도 보다 쉽게 식힐 수 있다.
상품을 기획한 G마켓 강주희 CM은 “데스크톱PC나 노트북은 USB 3.0 규격이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USB 저장장치를 연결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이나 스마트TV는 여전히 USB 2.0 규격을 쓰고 있다. 가격 대비 성능이 높은 USB 하드디스크를 찾는 소비자를 위해 이번 상품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USB 2.0 인터페이스를 썼지만 윈도 운영체제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최대 20%까지 전송 속도가 높아진다는 것이 제조사 설명이다. 윈도 운영체제, OS X, 리눅스 등 거의 모든 운영체제에서 쓸 수 있고 하드디스크를 FAT32로 포맷하면 내비게이션에서도 쓸 수 있다. 무상보증기간은 1년이며 하드디스크나 USB 케이스에 이상이 생길 경우 일일이 분해할 필요 없이 제조사를 통해 교환받을 수 있다.
◇ USB메모리 “선물로도 그다지…” = 반면 불과 4~5년 전만 해도 선물용품으로 널리 쓰였던 USB메모리는 요즘 찾는 사람이 뜸하다. 예전에는 덩치 큰 파일을 옮기는 용도로 자주 쓰였지만 요즘은 공인인증서를 보관하는 용도로 쓰이는데 그칠 뿐이다. 포털·통신사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저장공간을 이용하면 문서파일을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데다 USB메모리가 항상 안고 있는 분실 위험도 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