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기업이 새해 국내 시장에서 에너지절약사업을 본격화 한다. 경기 침체로 인해 산업계 신규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판단, 기존 설비의 성능향상을 통한 비용절감을 적극 알린다는 계획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GE, 지멘스 등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이 새해 국내 시장에서 에너지절약솔루션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간다.
GE는 최근 출시한 산업용 인터넷(Industrial Internet)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산업용 인터넷은 기존 설비나 운영체계를 최적화하는 솔루션이다. 발전소, 항공, 철도, 제조업 분야에 적용할 경우 연간 5% 이상의 에너지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GE는 산업용 인터넷 개발에 10억달러 이상 투자해왔으며 지난 10월에는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에 `GE 에너지 테크놀로지 센터 (GE ETC)`를 개소하고 국내 사업 기반을 한층 강화했다.
GE는 국내 산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산업용 인터넷 등 에너지부문 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조병렬 GE코리아 전무는 “산업계 신규 투자에 따른 설비 수주보다 기존 설비의 효율을 높여주는 사업모델 발굴에 주력하자는 것이 본사 방침”이라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산업계가 조심스러운 행보에 나서고 있지만 설비·운영체계 효율화를 통해 실질적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멘스는 건물 냉방 제어 솔루션을 출시하는 등 에너지관리 사업에 힘을 싣는다. 그동안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등 에너지관리사업을 추진해왔지만 기존 설비를 소프트웨어만으로 관리해 에너지절약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지멘스 관계자는 “올해 아시아 시장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고효율 H터빈 7기를 판매하는 등 성과가 컸지만 새해에는 불확성실이 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기존 설비 교체나 신규 투자없이 최적의 효율을 도출하는 솔루션의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기업이 한국 시장에서 에너지사업을 강화하는 이유는 최근 국내 산업계의 에너지절감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투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더불어 에너지 사용제한이 이뤄지면서 설비효율향상이 곧 수익률향상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국내 전체 소비전력의 50.5%를 제조분야가 차지하고 있으며 가정·상업분야가 42%를 차지하고 있다.
손학식 송담대학교 교수는 “에너지 다소비 부문인 산업계는 설비효율향상을 통한 비용절감 여력이 크기 때문에 기존설비의 효율을 최적화하는 솔루션 시장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