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 PCB(FPCB) 장비 개발에 주력해 온 세호로보트가 디스플레이용 전자동 강화유리 연마기(윈도글라스 엣지 그라인더)를 국산화하며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에 뛰어들었다. 디스플레이 제작 때 사용하는 이 장비는 강화유리 연마 공정을 자동화하고 4축 개별제어 방식으로 돼 있어 연마 정밀도를 높이고 생산성을 극대화했다.
세호로보트(대표 김세영)는 고부가 전자동 강화유리 연마기를 2년여 노력 끝에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회사가 개발한 장비는 △장착(로딩) △중앙 정렬(센터링) △연마 및 가공 △탈착(업로딩) 등 강화유리 가공 전 공정을 자동화했다. 기존 수작업에 의존하던 공정을 자동화해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꾀했다.
자체 개발한 비전 프로그램을 사용해 직선·곡선 등 어떤 형상의 유리도 정밀하게 센터링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공구 교환을 자동으로 할 수 있어 가공시간도 줄일 수 있다.
또 가공 프로그램을 캐드캠을 이용해 그래픽으로 작성할 수 있기 때문에 비전문가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FPCB용 본딩과 펀칭 장비 및 터치패널 가공기 개발에 주력해 온 이 회사는 국내 정상급 자동화 장비업체로 성장하면서 축적한 CNC 제어기술과 이미지 프로세싱 기술, 캐드캠 소프트웨어 기술 등을 접목해 이번에 12인치까지 가공 가능한 전자동 강화유리 연마기를 개발했다.
김세영 대표는 “기존 유리 가공기는 아크릴 커버를 생산할 때 1축 혹은 4축이 동시에 사용되지만 우리 제품은 4축이 개별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치수 편차 보정을 그만큼 더 잘할 수 있어 가공 정밀도가 훨씬 뛰어나다”면서 “일본산 제품보다 가격 대비 품질 경쟁력이 우수하다”고 밝혔다.
세호로보트는 이번에 개발한 강화유리 가공기를 공급하기 위해 몇몇 업체와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말경 납품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가 고부가 강화 유리가공기를 선보인 것은 스마트폰 대중화에 따라 터치패널 두께가 얇아지면서 강화유리 일체형이 대세로 변하는 등 저비용 고성능 유리 가공기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세호로보트는 핵심 기술인 `자동화된 최적의 유리 장착 및 탈착 기술`을 특허 출원해 지식재산(IP) 경영에도 만전을 기했다.
김 대표는 “윈도글라스 국내 수요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수작업으로 가공돼 한국에 들어오고 있어 우리 제품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면서 “조기에 국내 판매를 안정화하고 중국과 일본에도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