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인사제도 획기적 개편…바로 벤처 정신?

우리나라 벤처의 대명사 NHN이 인사 제도를 획기적으로 바꿨다. 임직원끼리 서로 장단점을 세세하게 알려주는 방식으로 인사 고과를 대체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인터넷 업계에서 벤처 정신을 되새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NHN 인사제도 획기적 개편…바로 벤처 정신?
Photo Image

NHN은 인사 제도를 전면 개편해 `A·B·C` 등급으로 대표되는 인사 고과를 폐지하고 상호 평가와 리뷰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변화가 빠른 인터넷 산업의 특성에 맞춰 직원의 학습 능력 향상과 성장에 초점을 뒀다. 관료적 인사 제도에 빠지지 않겠다는 의지다.

역량·커뮤니케이션·협업 등 3개 업무 관련 분야에서 40여개의 키워드를 뽑아 20여명의 동료가 평가 대상 직원에 피드백을 준다. 해당 직원과 관련 깊다고 생각하는 키워드를 표시하고 실제 업무 과정에서 느꼈던 장단점을 구체적으로 적는다.

정리한 리뷰는 A4 용지 3장 분량이다. 모든 직원이 반기마다 받는다. 스스로 알지 못했던 본인의 생생한 모습을 알도록 만들어 성장 동기를 부여하려는 시도다. 기업 업무 현실에 맞는 인사 제도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인사 제도 개편은 업무 목표의 달성 여부를 중요시하는 관리 방식이 운영 과정에서 업무 따로, 목표 따로 괴리됐다는 판단에서 출발했다. 고정된 기준으로는 급변하는 인터넷 시장에서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현실도 반영했다.

평가 기준을 세우기도 전에 바뀌어버리는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유다. 김진희 글로벌인사그룹장은 “기업이 성장해도 대기업처럼 관료화되거나 벤처 정신을 잃는 일이 없게 하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김진희 NHN 글로벌인사그룹장

“A나 B라고 적힌 인사 고과가 직원 성장에 도움이 될까요”

김진희 NHN 글로벌인사그룹장의 질문이다. 삼성과 NHN에서 20년 이상 인사를 고민한 그는 과감히 인사 고과 폐지를 선택했다. 기업의 핵심 과제인 직원 성장을 방해하는 제도라는 판단이다.

김 그룹장은 “ABC로 단순 평가하는 인사 고과는 성장에 도움이 안 된다”며 “직원 역량과 성과, 대인 관계 등을 종합한 구체적이고 자세한 피드백을 제시해 실질적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했다”고 말했다.

변화가 워낙 빠른 인터넷 업계의 상황도 고려했다. 김 그룹장은 “네이버 직원이 한 가지 일을 3년 이상 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변화하는 상황을 빠르게 학습해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복지 투자는 지속할 방침이다. NHN은 올해 이해진 의장이 긴장감을 강조하면서 직원 출퇴근 버스를 없애는 등 `NHN이 직원 복지를 줄였다`는 오해를 받았다. 김 그룹장은 “예산을 효율화하면서 혜택 받는 직원이 적은 셔틀 버스를 없앴을 뿐 전체 복지 예산은 도리어 늘었다”며 “임직원을 위한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는 게 NHN의 경영철학”이라고 말했다.


표. NHN 인사 제도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