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진화하는 산업단지 클러스터(중)산업단지 `히든 챔피언`

산업단지 클러스터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하면서 한국산업단지공단으로부터 자금 또는 마케팅 지원을 받거나 적극적인 미니 클러스터 활동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이 증가 추세다. 이들 기업들은 산업단지 내 `히든 챔피언`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산업단지 클러스터사업 우수 사례를 소개한다.

◇그린광학, HMD 시장 출사표

오창과학벤처단지 입주업체 그린광학(조현일 대표)은 산업단지 클러스터 정책사업의 일환으로 2억원가량 지원받았다. 이 회사는 렌즈, 표면측정장치 등 광학부품 전문업체다. 광학제품 생산·설계·가공·조립·평가 등 광학부품 전부분을 아우르고 있다. 오창공장을 방문하면 연마기로 각종 특수 렌즈를 가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군용 미사일이나 과학위성 등에 광학렌즈를 공급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광학렌즈에 관한 한 국내 최고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린광학은 최근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 시장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안경 또는 헬멧처럼 머리에 쓰면 눈앞 지근거리에 50인치급 가상 모니터 화면이 뜨는 HMD시스템인 `오딘`을 개발했다. 아이폰·갤럭시·X박스 등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3차원 가상게임, 군사용 시뮬레이터 등 용도로 활용 가능하다.

그린광학은 내년 3월 개발을 목표로 구글 안경과 같은 `투과형(See-Through)` 안경을 개발 중이다. 아직 어두운 곳에서 녹색만 표현하지만 내년 3월까지는 밝은 곳에서 RGB 색상 구현이 가능한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에 장착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스코프`도 개발했다. 이 제품을 스마트폰에 장착하면 현미경이나 망원경 처럼 사용할 수 있다.

◇덕원이엔티, 전기차 중점 육성

덕원이엔티(대표 강지호)는 해양플랜트용 구조물과 열교환기, 선박용 용접자동화시스템, 모노레일, 무궤도 열차, 비철구조물 제작 분야 전문업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클러스터사업 지원으로 조선기자재인 공기저장탱크를 개발했다.

덕원이엔티는 최근 전기자동차와 스쿠터를 신규 사업으로 중점 육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 다케오카자동차와 제휴해 시속 30㎞까지 주행 가능한 4륜 구동 전기스쿠터 `루키`를 개발했다. 전기스쿠터 및 전기 자동차사업 진출을 위해 덕원모터스라는 별도 법인도 설립했다.

황병일 덕원모터스 대표는 “이미 국제 전시회에 4륜 구동 전기 스쿠터를 소개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도로 주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판매망을 구축하는대로 내수 판매에 본격 들어갈 계획이다.

덕원은 중국 태양광업체와 제휴해 전기 및 태양광 방식 전기자동차 개발도 나선다. 전기자동차의 중국 수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ODA테크놀로지, 전력전자 계측기 `거인`

ODA테크놀로지(대표 김정석)는 전력전자 계측기 분야에서 국내 최고 기술력을 자랑한다. 전력전자 계측기는 직류와 교류 전기를 장치 또는 부품에 공급하고 측정해주는 제품이다. 연구용이나 품질 검사, 생산시설 자동화 등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프로그래머블 DC파워서플라이(직류전원공급장치)`다. 교류인 상용전원을 컴퓨터나 기타 전자기기에 연결해 사용할 경우 직류로 전환해준다. ODA는 최근 2년여 연구개발 끝에 `프로그래머블 AC소스`를 처음으로 국산화했다. 내년 출시한다. 100% 수입에 의존했던 이 장비의 수입대체 효과가 본격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ODA는 `모바일 DC파워솔루션` 등 장비를 개발해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클러스터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산업단지 입주기업 가운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히든 챔피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입주업체 간 네트워크 활성화와 산학연 협력으로 히든 챔피언이 많이 생겨야 국내 산업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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