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출판단지 내 위치한 한국학술정보는 7000여종의 책을 출판한 업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작은 규모로 서고를 운영하고 있다. 지하 한 켠에 마련된 6단으로 나눠진 보관대에 각 10권 남짓의 책을 보관한 것이 전부다. 회사가 디지털 프린팅을 도입해 주문형출판 환경을 구현했기 때문이다.
주문형출판(Publishing On Demand)은 디지털 프린팅으로 주문 수량만큼 인쇄할 수 있는 출판 방식이다. 원판을 가지고 일괄적으로 찍어내는 기존 오프셋(Off-Set)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Digital)로 데이터 자체를 출력할 수 있다. 납기일에 맞춰 다품종 소량인쇄가 가능하고 재고 및 폐기 처리를 줄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500부 미만 출판 시 오프셋 출판보다 유리해 첫 1쇄 인쇄 부수가 점차 줄고 있는 출판업계 상황에 보다 적합하다는 평이다.
김병수 HP 프린팅 퍼스널 시스템 그룹 그래픽 솔루션 비즈니스 상무는 “디지털 프린팅이 점차 아날로그 출판을 대체할 것"이라며 ”HP는 출판 고객사에 진화하는 디지털 프린팅 주문형 출판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해 윈윈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7년 전 디지털 프린팅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매년 20~30대의 디지털 프린팅 기기를 판매하고 있다. 현재 국내 인디고 디지털 프레스의 보급대수는 140대 규모로 아태지역 4위 판매량이다. 기기당 출력량은 아시아 최고, 세계 상위권 수준이다.
2010년 영국 시장조사기관 PIRA는 2014년까지 한국 아날로그 프린팅 시장이 19.6% 감소하는 데 반해, 디지털 프린팅 시장은 77.3%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주문형출판 시장은 지속적인 강세로 2010년 북미 전체 출판시장 규모 5%를 차지하던 디지털 출판규모는 오는 2015년 15%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학술정보는 만화, 학습지를 제외한 단행본 출판량 국내 1위의 출판사다. 2007년부터 현재까지 총 10대의 인디고 디지털 프레스를 도입했다. 이후 매년 30%의 매출 성장과 재고처리 등 유지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지난 2012년 10월에는 아태지역 최초로 HP 인디고 W7250 디지털 프레스를 도입, 다품종 소량 출판뿐 아니라 다품종 대량 출판까지 가능하다.
한국학술정보 채종준 대표는 “다품종 소량인쇄부터 다품종 대량인쇄까지 구현하는 디지털 프린팅으로 점점 수요가 늘고 있는 주문형출판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수 한국HP 상무는 “앞으로 디지털 인쇄기를 도입하는 다양한 업체의 성공사례를 개발해 디지털 프린팅의 장점을 알리고, 주문형출판 시장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동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프린팅 퍼스털 시스템 그룹으로 통합된 후 기업 고객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게 돼 디지털 주문형출판의 성장과 함께 사업을 확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