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국내 기술로 완성한 대용량 전력저장장치(ESS)가 해외에 구축된다. 미국이나 일본 등 ESS용 중대형 배터리를 수출한 사례는 있지만 완제품으로 구축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9일 업계 따르면 효성은 홍콩 전력청과 400㎾규모의 ESS 구축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ESS의 2차전지는 삼성SDI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용하고 효성은 자사의 대형 전력변환장치(PCS)를 포함해 전체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컨테이너만한 크기로 약 140가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기량이다.
가정이나 산업시설물 등의 독립형 전력 시스템에 ESS를 활용하는 것과 달리 국가 전력망과 연동된다. 이 때문에 안정적인 계통 운영을 위한 관련 기술도 확보됐다는 평가다. 홍콩 전력청은 전력 계통 송배전 선로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전력 보조 장치로 활용할 계획이다.
국내 보급 및 실증 사업의 구축 경험이 해외 수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효성은 지식경제부 스마트그리드 보급사업 일환으로 경기도 구리시 수산물센터에 ESS(용량 500㎾)를 구축 중이며 지난달에는 삼성SDI 기흥공장의 ESS(1㎿) 구축사업에도 참여해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망용 ESS 완제품을 해외 수출하는 것은 효성이 처음으로 국내 ESS 구축사업 경험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수출로 추가 수주는 물론 그동안 배터리 위주의 수출에서 완제품도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