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조 공정과 의료장비 가동 등에 필수적인 헬륨가스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어 우리 기업에도 주의가 요구된다.
27일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글로벌 수급 불안정으로 헬륨가스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가스 사용을 중단한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난 21일 일본 도쿄 치바현에 있는 도쿄디즈니리조트는 헬륨가스가 들어가는 캐릭터풍선 판매를 중단했다. 이 리조트가 문을 연 1983년 이후 30여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헬륨가스를 구하지 못해서다. 이 업체는 언제 판매를 재개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가쿠슈인대학 과학학부는 헬륨가스를 사용하는 실험장비 사용을 중단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생산량이 줄어든 것을 헬륨가스 공급부족 사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헬륨가스는 LNG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부산물이다.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LNG 수요가 줄면서 자연스레 그 부산물인 헬륨가스 생산량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수요는 증가하고 있어 헬륨가스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일본 내 헬륨가스 수입 가격은 ㎏당 3000엔 정도로 2000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올랐다. 지난 4월 미국 연방정부 발표에 따르면 평방피트당 헬륨가스 평균 가격은 올해 75.75달러에서 내년 84달러로 10달러가량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75센트가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가격이 오르자 헬륨가스 의존도가 높은 의료계와 산업계로 파장이 번지고 있다. 일본은 헬륨가스를 100% 수입한다.
냉각 과정에 헬륨가스를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자기공명촬영장치(MRI) 관련 기업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 지멘스저팬은 평소보다 헬륨가스 충전량을 줄인 MRI를 출하하고 있다. GE 헬스케어저팬은 헬륨가스 공급 업체를 추가로 계약했으며, 도시바 메디컬시스템즈는 조달업체로부터 향후 수급상황이 불투명하다는 소식을 듣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도 증착과 설비 냉각에 헬륨을 사용한다. 일본 한 반도체 대기업 관계자는 “조달처 다양화 등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급전망은 부정적이다. 세계 헬륨가스 생산량의 75%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생산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1996년 제정된 연방법에 따라 세계 헬륨 생산량의 30%를 담당하는 텍사스 클리프사이드 가스저장소가 2015년 문을 닫을 예정이다. 이를 연장하기 위해서는 관련법을 개정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본 산업계는 수급처 다변화로 대응하고 있다. 가스업체 대양일산은 2013년 7월부터 미국 와이오밍에서 합작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와타니 산업은 내년 봄부터 수입원을 중동 카타르로 확대하기로 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