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및 자동차용 카메라 생산 기업 엠씨넥스는 위안화 결제 비중을 높여 최근 원화 강세 충격을 줄였다. 이 회사는 ZTE·화웨이 등 현지 거래처를 적극 확보해 중국 내수 시장 매출 비중을 꾸준히 높였다. 현지 법인에서 구매하는 원자재 금액과 판매 금액이 균형을 이뤘다.
민동욱 엠씨넥스 사장은 “환율 영향에서 아예 자유로운 것은 아니지만, 금융위기 때 같은 충격은 없다”며 “2009년부터 위안화 결제 비중을 꾸준히 높여온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중소·중견 제조 기업들의 현명한 `환율 쇼크` 대책 비법이 주목을 받는다. 키코 사태로 환 위험 상품 가입을 꺼리는 분위기가 산업계에 확산되면서 나름 노하우를 축적한 기업들이 출현했다. 그렇지만 금융을 배제한 환 위험 관리가 장기적으로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조업체들이 가장 선호하는 환 위험 관리는 엠씨넥스처럼 현지화와 현지 통화 거래 비중을 늘리는 방법이다. 대다수 기업이 중국 등 해외에 공장을 뒀기 때문이다. 특히 위안화 무역결제 비중을 높이는 기업이 늘어났다. 위안화가 기축통화로 성장해 아시아 시장 내 거래에 불편이 없기 때문이다. 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위안화 무역결제액은 3200억달러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위안화 무역결제액은 9억5000만달러를 넘어섰다. 2015년 세계 위안화 무역 결제 시장 규모는 2조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완제품 판매와 원자재 조달 금액을 매칭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로 달러화 중심으로 거래하는 기업이 선호한다. 전자부품 업체 A사는 최근 미국 기업과 1년 동안 납품 계약을 맺었다. 6개월 뒤 50%를 받고, 1년 뒤 잔금을 받기로 했다. 이 회사는 동일한 기간에 일본 원자재 공급 업체와 1년 계약을 맺었다. 달러로 돈을 받고, 달러로 줘 환율 변화에 따른 손해는 없다.
제품 부가가치를 높여 환 위험 손실을 회피하는 기업도 있다. 3차원 검사장비 기업 고영테크놀러지는 3분기 환 손실을 4분기에 대부분 만회했다. 글로벌 시장 50% 이상을 점유한 시장 지배력을 기반으로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을 높인 덕분이다.
외환은행에 따르면 지난 6개월 동안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8% 올랐고, 엔화 대비 13% 상승했다. 환 변동이 커졌지만 중소 수출기업 10곳 중 6곳이 환 위험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 한 금융 전문가는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투자 유입에 따른 원화 강세 기조로 개별 기업이 환 위험을 관리하는 데 한계가 올 것”이라며 “기업이 외화 매출의 50~70% 정도는 선물환이나 환변동보험 등을 활용해 환 헤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