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처음으로 이전되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을 놓고 효성과 LS산전 등이 경쟁을 벌인다. `송전기술의 꽃`으로 불리는 HVDC는 발전소에서 발전된 고압의 교류전력을 전력변환기를 이용해 효율성 높은 고압의 직류전력으로 바꿔 송전하는 방식이다.
26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알스톰과 내달 중순 국내 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 HVDC는 도서지역이나 해상풍력 등 장거리 대용량의 전력 송전을 가능케 하는 스마트그리드 기술로 ABB·지멘스·알스톰·도시바 등이 보유하고 있다. 한전은 국내 업계의 관련 기술 부족으로 시장 진출이 어려워지자, 해외 기업과 협력해 기술 확보에 나선 것이다.
한전과 알스톰은 각각 51%와 49% 지분으로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HVDC 관련 국내외 사업을 추진하면서 국내 기업에게 설계 및 제조 핵심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전은 지난 주 대용량 변압기 제작기술을 보유한 효성, LS산전, 현대중공업, 일진전기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가운데 한 곳을 선정해 기술이전을 실시한다. 선정된 기업은 알스톰의 한국법인과 함께 조인트벤처 산하 자회사로 참여하게 된다.
업계는 효성과 LS산전이 HVDC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선정에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알스톰으로부터 HVDC 기술을 이전 받는 만큼, 그동안 관련 기술 확보에 노력해온 효성과 LS산전이 유리한 입장”이라며 “핵심기술인 스태콤은 효성이, 싸이리스터 밸브 기술은 LS산전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효성의 스태콤은 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로 전기를 송·배전할 때 손실정압을 보충해 안정성을 높이는 장치다. 반도체 스위치를 이용한 전송시스템 핵심 기술로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 기상 상황에 따라 발전량이 급변하더라도 출력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해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하다.
LS산전이 확보한 싸이리스터 밸브는 HVDC 시스템의 변환설비 중 교류를 직류로 또는 직류를 교류로 변환시켜 교류 계통에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다. 수백 ㎸ 이상의 직류전압을 처리하기 때문에 고전압 절연 설계 기술이 핵심이다.
한전 관계자는 “효성, LS산전, 현대중공업, 일진전기 중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선정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선정기업은 알스톰의 HVDC 기술을 단계적으로 이전 받고 이 과정에서 국내외 HVDC 구축 사업에도 적극 참여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