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자업계는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 경쟁력에 걸맞은 광고들이 눈길을 끌었다. 제품과 서비스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부각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독특한 아이덴티티(정체성)를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작품이 주를 이뤘다.
전자광고대상은 지난 1999년 시작한 이후 올해로 14회째를 맞았다. 국내 유일 전문 분야 광고대상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면서 국내 IT 산업 역사와 함께하고 있다.
전자광고대상은 첫 해인 1999년 124점이 출품됐으며 2000년 146점, 2001년 153점으로 점차 늘어났다. 2002년에는 503점이 출품돼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인터넷 거품이 가라앉은 시장 상황과 맞물려 2003년 403점으로 주춤했지만 2004년 452점, 2005년 510점 등으로 출품작이 계속 증가했다.
2008년에는 금융위기 등 경기 침체로 510점이 출품되며 다소 주춤했으나 2009년에는 역대 최다인 550점이 출품돼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2010년은 전년과 비슷한 550점이 출품됐으며 2011년에는 경기 침체 영향으로 이보다 약간 줄어든 517개 작품이 경쟁했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경기 침체 영향이 지속됐고 기업이 전반적으로 투자를 줄이면서 450점이 출품돼 경합했다.
지난 전자광고대상 흐름을 살펴보면 첫 회에는 14개 영역에서 여러 수작이 뽑혔고 이듬해인 2회는 IT가 우리 생활 속까지 깊숙이 자리하고 있음을 입증하듯 IT의 편리함과 풍요로움을 강조하는 작품이 많았다. 3회는 세련미를 가미해 기업 이미지와 제품 특성을 살린 작품이 대거 출품됐다. 인터넷산업이 호황기를 맞은 4회 전자광고대상부터는 새롭게 인터넷 부문과 신인상을 신설했다.
올해 전자광고대상은 2010년 대상을 받은 LG전자가 수상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갤럭시S3` 광고로 금상을 수상했다. 양사는 전자광고대상을 시작한 이래 매년 대상 수상작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시장을 파고들고자 올해 기업은 공격적이면서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는 광고 전략을 펼쳤다. 지갑 사정이 좋지 않아도 구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제품에는 선뜻 지갑을 여는 `가치 소비` 트렌드가 새롭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프리미엄 제품과 서비스 위주로 공략해 가치를 높이는 전략도 주효했다.
잘 만든 한 컷의 광고는 해당 시대의 제품과 서비스를 대표하며 기록으로 남는다. 지난 ICT 30년의 역사를 되짚어볼 때 신문기사는 해당 시기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다. 그와 동시에 광고는 해당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어떤 형태로 소비자를 공략했는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좋은 부가정보가 된다. 얼마나 해당 시대를 풍미했는지, 얼마나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했는지 평가할 수 있는 잣대 중 하나로 작용한다.
올해 국내 전자업계에서는 기존 대중매체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새로운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신개념 광고가 다수 등장했다. 과거 블로그를 활용한 입소문 효과가 인터넷 광고의 툴이었다면 이제는 블로그를 기본으로 하면서 더 많은 소비자에게 짧고 강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소통하려는 시도가 늘었다. 단순 제품 홍보와 이미지 제고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과의 소통 효과도 기대했다.
소비자와 직접 소통으로 광고 마케팅 효과를 노리는 중장기적 시도가 있지만 광고의 묘미는 짧은 순간 시선을 사로잡고 오랜 시간 마음에 각인되는 것이다. 단 한 줄의 문장, 단 한 컷의 이미지가 소비자의 마음 속에 깊게 자리 잡는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