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세계 휴대폰 판매량이 줄어든 반면 스마트폰 판매량은 50%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삼성전자가 휴대폰 시장은 물론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 애플과의 격차를 벌려가고 있다.
14일(현지 시각) 가트너는 `2012년 3분기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며 2012년 3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1년 전보다 3% 하락한 4억2800만대이며, 그 중 스마트폰 판매량은 1억6920만대로 전체 시장의 39.6%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판매량만 놓고 보면 전년 3분기 대비 46.9% 성장했다.
가트너의 이번 보고서(Market Share: Mobile Phones by Region and Country, 3Q12)는 다른 시장 조사 업체들의 보고서와 달리 실제 사용자에게 판매된 단말기를 대상으로 한다. 공급대수가 아니라 엔드유저 대상 판매대수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가트너는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의 46.5%가 삼성전자와 애플”이며 두 회사가 스마트폰 시장을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32.5%, 애플이 14%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9800만대의 휴대폰(피처폰 및 스마트폰)을 판매해 전년 3분기보다 1500만대 가량 늘어났으며 시장 점유율도 18.7%에서 22.9%로 4%P 올랐다. 이 중 5500만대가 스마트폰이다. 가트너는 다양한 가격대의 갤럭시 스마트폰을 공급한 것이 수요 진작의 배경이라고 소개했다.
삼성전자가 5500만대의 스마트폰 판매로 스마트폰 시장 32.5%를 차지한 데 비해 애플은 2360만대 판매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14%를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판매대수 기준 애플은 전년 3분기 대비 36.2% 성장했다. 4분기는 애플이 전통적인 강세를 보이는 시기로, 가트너는 중국 등 신흥 시장에 아이폰5 공급, 홀리데이 쇼핑 시즌 등이 아이폰 판매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애플 다음으로 3위를 차지한 것은 리서치인모션(RIM)이다. RIM의 판매대수는 1년 전 1270만대에서 올 3분기 895만대로 30% 이상 하락했지만 노키아의 추락 때문에 외려 3위로 상승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가트너는 `RIM의 신제품 발표를 앞두고 유통망에서 RIM 제품의 재고를 보유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은 노키아다. 전체 휴대폰 판매대수도 크게 하락했다. 노키아는 2011년 3분기보다 21.9%나 하락한 823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다. 그나마 휴대폰 시장에서는 2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7.2% 점유율로 7위로 밀려났다고 전했다. 가트너는 “4분기에는 윈도폰8 기반 루미아 신제품이 노키아의 추락을 막아주겠지만 2013년 1분기 이전에는 시장 위치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폰 운용체계(OS) 기준으로는 안드로이드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년 3분기보다 시장 점유율이 19.9%P나 성장했다. 애플 아이폰은 판매대수는 늘었지만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확대되면서 점유율은 줄었다. 1년 전 3분기 iOS의 시장 점유율은 1730만대로 15%였지만 올해는 2360만대를 팔면서도 13.9%에 그쳤다.
노키아의 심비안이 수명을 다해가면서 3위는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RIM이 차지하고 있다. 4위부터는 판매량의 큰 차이 없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데 삼성전자의 바다 OS가 심비안, MS 등을 제치고 4위에 올랐다. 2.6%의 시장 점유율로, MS의 2.4%보다 앞선다.
가트너의 책임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앤셜 굽타는 “3분기 휴대폰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하락했지만 산업 전체로는 낙관적”이라며 “분기 연속 휴대폰 판매가 쇠퇴한 후 수요는 다시 개선되는 현상을 보여왔다”고 전했다.
중국 등을 포함해 스마트폰이 휴대폰 시장을 이끌고 있으며 다만 올 4분기는 예년보다는 스마트폰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4분기는 홀리데이 쇼핑 시즌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크게 느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소비자들은 이제 태블릿PC 등 보다 흥미로운 정보가전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 전문은 유료이며, 가트너는 스마트폰 제조사별 판매량 표는 공개하지 않았다. 보고서 전문은 가트너 웹사이트(www.gartner.com/resId=2236115)에서 유료 구매할 수 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