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HTC가 애플과 특허권 분쟁을 끝내기로 공식 합의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됐다.
HTC와 애플은 11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서에서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양측이 10년간 특허권 사용 합의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의에는 양측이 현재와 미래에 가지게 될 특허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HTC의 최고경영자(CEO) 피터 초우는 “애플과의 소송이 끝나 매우 기쁘며 이를 통해 회사는 제품 개발에 더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팀 쿡 애플 CEO도 합의가 이뤄져 기쁘며 계속 제품 혁신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2010년 3월 애플이 자사의 특허 기술을 침해했다며 HTC를 제소한 것을 시작으로 특허권 분쟁 소송을 벌여왔다. 당시 소송은 애플이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제조사와 벌인 첫 번째 법적 분쟁이라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12월 애플은 HTC가 자사의 특허권 4건을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고 ITC는 애플의 주장을 받아들여 해당 기술을 사용한 HTC 스마트폰 판매를 금지하기도 했다.
HTC와 애플이 합의하면서 비슷한 소송을 벌이는 삼성전자와 애플도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지 주목된다.
스티브 잡스와 달리 팀 쿡 애플 CEO는 특허 소송도 유연하게 대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와 애플은 유럽과 미국에서 서로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등 혼전을 벌이는 등 우열을 가리기 힘들어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악화된 HTC는 특허소송 비용 등 부담이 컸을 것”이라며 “하지만 삼성전자와 애플은 비용 문제보다 자조심 대결 양상이어서 바로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