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개통으로 돈버는 방법? 사기꾼 집단? '폰테크' 실태고발

커뮤니티 사이트서 퍼진 중고 되팔이 실태

`2회선 타시는 분들 메인전화는 어떻게 쓰세요?` `메인회선 슬림으로 해두고 착신전환해 쓰면 남아요.`

최근 `뽐뿌`라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글이다. 일반 소비자가 보기에 알쏭달쏭한 이 문답은 보조금을 받고 휴대폰을 개통한 후 중고로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이른바 `폰테크`에 대한 방법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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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사이트 `뽐뿌`에 등록된 폰테크 방법에 대한 글

휴대폰 유통업계 종사자들에게 이 사이트는 포털보다 더 자주 들어가게 되는 곳이다. 원래 이곳의 `휴대폰 포럼`이라는 페이지에서는 최신 단말기 동향 등 판매상들이 유용한 정보를 공유했다. 그런데 요즘은 탈법과 편법의 온상으로 변질됐다.

이른바 `폰테크`가 암암리에 이뤄진다. 일시적 과다 보조금을 통한 번호이동을 조장하는가 하면 신규 가입자를 번호이동 가입자로 둔갑시키는 `번호 세탁` 등 편법도 서슴없이 벌어진다. 불법 중고 단말기까지 버젓이 유통된다.

정부당국과 통신사가 관리 책임을 서로 미루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휴대폰 유통시장의 왜곡이 갈수록 심화한 양상이다. 특히 편법 판매점은 통신시장 경쟁 격화로 수시로 생겼다가 사라지는 상황이다. 소비자가 사기 피해를 볼 우려도 커졌다.

실제로 이 사이트에는 `폰테크 성공담`을 자랑하는 글을 비롯해 중고 단말기 유통책을 찾는 글, 경쟁적인 보조금 살포 영업에 대한 내용이 하루에도 수백 건씩 등록된다. 판매점의 이익을 위해 사실과 다른 정보를 흘리기도 한다.

아예 통신사 정책에 조직적으로 반발하며 편법을 정당화하는 사태까지 최근 벌어졌다. SK텔레콤이 최근 `요금약정 할인제도`를 통해 시장 안정화에 나서자 신규 가입 영업 축소를 우려한 일부 판매상들이 뽐뿌에 `댓글 불매운동`을 벌이는 중이다. 이들은 “폰테크가 중고시장 가격을 낮추고 거래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는데 통신사가 위약금으로 막으려 한다”고 주장한다. 통신사 관계자는 “장기 이용자에 상대적으로 혜택을 주는 건 과열 시장에 따른 소비자 차별을 막고 요금을 낮추기 위한 보편적인 방식”이라며 “이들이 노리는 건 결국 `휴대폰 과소비`며, 이를 위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윈회는 이 같은 폐해를 막기 위해 `판매점 신고제` 전환을 검토했으나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현 법규로는 신고제 전환이 어렵다는 결론”이라며 “앞으로도 당분간 규제 사각지대로 방치될 것”이라고 봤다.

탈법이 사각지대로 방치되면서 정상적인 영업을 펼치는 판매상의 불만도 고조됐다.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에서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예전에는 대한민국 정보통신 시장의 일선에서 일한다는 자부심도 있었다”며 “하지만 요즘 판매상은 통신사 리베이트를 챙기려는 사기꾼 집단으로 인식돼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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