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모토로라를 상대로 제기했던 특허료 소송이 기각됐다. 애플의 `지나치게` 낮은 특허료 산정이 결국 스스로 발목을 붙잡았다는 분석이다.
미국 위스콘신주 서부지구 연방지방법원은 5일(현지시각) 시작할 예정이던 애플과 모토로라 사이의 특허료 소송을 기각했다. 앞서 지난해 3월 애플은 모토로라가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프랜드(FRAND)` 특허조건으로 제공해야 하는 필수적 표준특허들을 단말기 1대 당 2.25%의 `과도한` 사용료를 내라고 했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모토로라가 보유하고 있던 기술은 비디오 스트리밍과 와이파이 기술 등에 관한 산업표준특허다. 바바라 크랩 담당 판사는 “애플이 법원에서 정한 특허료 기준을 따르지 않는다면 재판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간 애플은 모토로라 특허 사용료로 단말기 한 대당 1달러 이상을 낼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애플의 지나치게 적은 특허 사용료 제시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법률전문블로그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애플은 이번 재판의 판결이 빨리 나오게 노력하기보다 이를 지연시키면서 법정 증거기록을 남기려는 불순한 의도를 보였다. 위스콘신 법원은 일종의 괘씸죄를 적용, 애플의 소송 자체를 기각하면서 항소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는 타 법원에 제소할 수 없도록 했다.
이번 재판은 IT 분야 프랜드 조항이 적용되는 필수 표준 특허 사용료 협상 과정에서 특허권자와 사용자가 어떤 권리와 의무를 갖는지에 대한 기준을 새로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애플과 마찬가지로 모토로라 로열티 요구에 대해 “매년 40억달러 가까운 돈을 특허료로 내라면 어떤 기업도 이런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며 워싱턴주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소송은 오는 13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