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 논문 중 가장 인용빈도가 높은 연구자이면서 심장 치료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의 에릭 토폴은 지난해 `m(모바일)-헬스 서밋` 기조연설에서 “머지않아 청진기가 사라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스마트폰을 꺼내 자신의 심전도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면서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는데, 왜 두근거리는 소리만 들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200년이나 된 청진기가 사라질까, 대개는 의구심을 품겠지만 그의 말처럼 청진기는 박물관에서나 보게 될 것이다.

최근 자동차와 통신의 융합(Convergence)은 모바일 비즈니스 혁명의 단면을 더욱 실감나게 제시해 준다. 자동차회사는 앞다퉈 이동통신업체와 제휴해 첨단 텔레매틱스 기술을 선보인다. 텔레매틱스란 이전에 컴퓨터로 하던 일을 자동차 안에서 실현하는 것이다. 손쉽게 이메일, 뉴스, 게임, 금융, 영화, 쇼핑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움직이는 정보 단말기로 진화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바일 기술이 경제사회 분야 융합을 주도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시장 규모도 급성장해 세계 GDP 2%인 1조400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세계 IT시장의 `테스트베드`로 불리는 우리에게 큰 기회다. 우리나라는 최초로 LTE 전국망을 구축했다. 스마트폰 사용자도 경제활동인구의 120%에 해당하는 3000만명을 넘어섰다. 스마트폰 기기와 부품 세계시장 점유율은 2분기 기준, 38.5%에 달한다.
그러나 핵심 SW와 서비스 분야는 경쟁력이 취약하다. 인터넷,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이 모바일 플랫폼으로 통합되는 3중 융합(Trivergence)이 대세인 시대에서 이른바 `T.G.I.F(트위터, 구글, 아이폰, 페이스북)`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미래 비즈니스 핵심 열쇠인 앱스토어는 국내외 업체 간에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IT가치사슬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 우리 기업은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
모바일산업은 대·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유망 분야다. 대기업은 통신 네트워크, 플랫폼, 클라우드 등을 주도한다. 중소기업은 장비, 부품, 소프트웨어 등에 집중해 글로벌 역량을 다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동반성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수다. KOTRA는 대·중소기업 컨소시엄들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모바일 전문전시회인 `GMV`에 AT&T, 보다폰, NTT도코모 등 150여 글로벌 바이어를 초청, 비즈니스 상담을 주선하면서 모바일 분야 해외 진출 플랫폼을 구축한다.
모바일산업은 무엇보다 청년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 열풍으로 최근 몇 년 사이 모바일 앱 분야 신생 벤처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연평균 벤처창업 수는 5000개가 넘어 `제2의 벤처붐`이 일고 있다. 라지브 수리 노키아지멘스 회장은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하면 모바일 시장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우리 안의 역동성`을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에너지로 승화하기 위해 모바일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범국가적인 노력과 지혜가 요구된다.
오영호 코트라 사장 youngho5@kotra.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