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표심 주도권을 잡기 위한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대선후보 간 `카카오톡 친구 확보 전쟁`이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초반 기세를 올리며 앞서 나가는 듯 했으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도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세 후보 간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조직 기반을 앞세운 박근혜 후보가 젊은층에서 강세를 보여온 안철수 후보를 앞서 나가는 이변이 감지되는 등 새로운 선거운동 플랫폼으로 떠오른 카카오톡에서 표심 잡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유력 대선후보 3인이 지난 1일 오후 2시 동시에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4일 오후 7시 현재 문 후보 플러스친구가 6만2077명으로 세 후보 가운데 근소하게 앞서 나가고 있다. 이어 박 후보가 5만9120명, 안 후보는 5만2860명이었다.
플러스친구는 친구를 신청한 이용자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마찬가지로 이용자가 해당 메시지를 지인에게 전할 수도 있다.
카카오톡은 스마트폰 사용자 3000만 시대를 맞아 SNS 선거캠페인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트위터·페이스북과 달리 이용자가 특정 지역·연령·계층에 편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단 초반 기선은 문 후보가 잡아 나가는 형국이다. 문 후보는 SNS 선거캠페인 우선순위를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순으로 두는 이른바 `카페트` 전략을 마련할 정도로 카카오톡에 관심이 많다. 유정아 문 후보 캠프 대변인은 “플러스친구를 문 후보 시민멘토단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일방적 정보 전달이 아닌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젊은층의 지지도가 약한 것으로 알려진 박 후보가 젊은층의 지지세가 강한 안 후보보다 많은 플러스친구를 확보해 나가는 현상은 예상 밖이다. 안 후보는 지지층 상당수가 SNS를 즐겨쓰는 20~30대다. 안 후보 페이스북 `좋아요` 등록자 수는 4일 오후 현재 6만9832명으로 박 후보 1만1527명의 5배를 웃돈다. 문 후보는 6만1747명이다.
오직 모바일기기 만으로 소통이 이뤄지는 카카오톡에서 박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선 것은 전략과 조직의 힘이다.
새누리당도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카카오톡에 높은 비중을 두고 오랜 기간 준비했다. 박 후보에게 플러스친구를 신청하면 “어머~저를 친구추가해주셨네요” “`좋아요`도 부탁드려요~♥” 등 친숙한 어투의 인사말이 나온다.
반면에 문 후보와 안 후보는 “감사합니다” “만들겠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등 공식 유인물에나 나올법한 인사말이 등장한다. 카카오톡 특성에 맞춰 인사말도 다르게 준비했다는 박 캠프측 설명이다.
새누리당이라는 거대한 조직 기반이 있다는 점도 박 후보에게 유리하다.
현 구도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한 후보 캠프 SNS 담당자는 “아직은 세 후보가 카카오톡을 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 어렵다”며 “여러 경로를 통해 알려지면 본격적인 세 확보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력 대선 후보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현황
자료:후보자 카카오톡(4일 오후 7시 현재)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