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아티브 스마트PC 프로는 최신 운용체계인 윈도8을 쓴 윈도 태블릿다. 멀티터치 스크린을 달아 윈도8 타일 인터페이스를 조작하기 편하고 S펜으로 필기나 메모도 할 수 있다.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휴대성에서 부팅시간, 성능까지 아티브 스마트PC 프로에 대한 궁금증을 직접 풀어봤다.
◇ 풀HD 화면 장착, 키보드 연결해 노트북처럼 = 첫 인상은 여느 태블릿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화면 비율 4:3이 보통인 다른 태블릿과 달리 16:9 비율 디스플레이를 써서 가로가 길고 세로가 짧다. 해상도도 마찬가지. 윈도 태블릿은 보통 WXGA(1280×800화소) 해상도를 쓴다. 하지만 아티브 스마트PC 프로는 1920×1080 화소 풀HD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보다 많은 양을 표시할 수 있고 HD 동영상을 재생해도 빈틈이 생기지 않는다. 광시야각 패널이어서 상하좌우에서 봐도 변색 현상이 덜하다.
홈 버튼 역할을 하는 윈도 키는 정면에 있다. 전원과 화면 회전 잠금 버튼은 본체 위에 자리잡았다. USB 3.0 단자는 전원 버튼 옆에 있고 스마트폰에 흔히 쓰이는 마이크로SD 슬롯도 보인다. 마이크로SD 슬롯 옆을 보면 유심 칩을 끼울 수 있는 여분 공간이 있다. 3G 모뎀을 장착한 기종은 이곳에 스마트폰 유심 칩만 끼우면 와이파이 없는 곳에서도 인터넷을 쓸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와이파이 모델만 먼저 나온 상태다.
태블릿을 보면 스피커는 보통 본체 아래나 화면 뒤에 달아서 제 소리를 듣기 힘들다. 아티브 스마트PC 프로는 화면 양옆에 스피커를 달아 이어폰 없이 음악이나 동영상을 즐길 때에도 나은 소리를 기대할 수 있다. 오른쪽 아래에는 필기 인식과 메모에 쓸 수 있는 S펜이 꽂혀 있다. 이전 세대 모델 격인 슬레이트7에는 펜을 끼워둘 공간이 없어 불편했지만 이번에 개선한 것이다.
키보드를 연결하면 태블릿이 마치 노트북처럼 바뀐다. 특별한 설정도 필요 없다. 키보드만 끼우면 키보드와 터치패드가 작동하면서 USB 2.0 단자도 2개 더 늘어난다. 결합부가 헐거워서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본체와 키보드를 연결한 채로 흔들어봤지만 저절로 분리되지는 않는다. 연결부 중앙 버튼을 눌러야 본체와 태블릿을 떼어낼 수 있다. 무게는 본체 기준 888g이다. 기존 태블릿보다 무겁지만 풀HD 해상도를 탑재한 것을 고려하면 무겁다고만 하기는 어렵다.
◇ 8초만에 초기화면 나타나고 앱 실행속도 빨라 = 본체 안에는 인텔 3세대 코어i5 3317U 프로세서와 DDR3 4GB 메모리, SSD 128GB를 얹었다. CPU는 듀얼코어지만 전원 어댑터를 연결한 상태라면 2.6GHz까지 알아서 속도를 높인다. 메모리 4GB 중 일부는 내장 그래픽 칩셋과 함께 쓰기 때문에 실제로 쓸 수 있는 공간은 3.9GB 정도다.
SSD 128GB 중에도 복구용으로 마련한 10.8GB 가량 공간을 뺀 108.33GB를 사용 가능하다. 이 중 모든 기본 프로그램을 설치한 상태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공간을 다시 구하면 85GB 가량이다. 업무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쓰기에는 지장이 없지만 덩치 큰 파일을 오래 보관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감이 있다. 물론 SSD를 쓴 만큼 프로그램 대부분은 1～2초 만에 실행하고 종료시간도 하드디스크보다 짧다.
스마트기기의 빠른 부팅시간에 익숙해진 소비자 덕에 요즘 노트북 부팅시간 줄이기 경쟁도 치열해졌다. 지난해만 해도 부팅시간이 30초 안에만 들어와도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부팅시간이 10초 미만인 울트라북이 등장하면서 부팅시간이 10초만 넘어도 느린 것으로 여겨진다.
아티브 스마트PC 프로는 어떨까. 전원 버튼을 누른 다음 화면에 윈도 타일이 나타날 때까지 시간을 스톱워치로 3회 측정해 평균을 내봤다. 결과는 불과 8초 남짓.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시간까지 고려해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다시 측정해봐도 16초다.
소음과 발열은 어떨까. 일반 작업을 할 때에는 냉각팬이 거의 돌지 않아 소음도 거의 없다. 하지만 덩치 큰 동영상을 재생하거나 프로그램을 설치, 삭제할 때에는 냉각팬이 돌기 시작한다. CPU에 부하를 가하는 인텔번테스트를 실행하면 50dB 가까운 소음이 발생한다. 하지만 CPU를 필요 이상 혹사하는 상태가 아니라면 소음은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을 듯하다. 온도도 마찬가지다. 인텔번테스트로 부하를 가한 상태에서 뒷면 냉각팬이 있는 장소를 디지털 온도계로 측정해보니 45도 수준에 머물렀다. 전후면 카메라를 설치한 윗면이 따끈해지는 정도다. 스피커가 있는 양옆과 밑부분을 잡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 윈도8용 애플리케이션 기본 제공해 = 윈도95 등장 이후 17년 동안 화면 왼쪽 아래를 지키던 시작 메뉴는 윈도8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윈도8 부팅이 끝나면 시작메뉴 대신 타일로 이뤄진 윈도8 스타일 메뉴가 나타난다. 물론 몇 시간만 써보면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지만 처음에는 당황하기 쉽다.
아티브 스마트PC 프로가 기본 제공하는 프로그램인 퀵스타터를 이용하면 이런 불편을 덜 수 있다. 사라진 시작 메뉴를 흉내내는 기능을 담아 처음 윈도8을 접한 사람에게 편리하다.
와콤 디지타이저 기술을 PC와 결합한 건 슬레이트7이 처음이다. 하지만 막상 펜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없었다. 하지만 아티브 스마트PC 프로는 갤럭시노트에서 처음 선보인 S노트를 그대로 가져왔다. S펜도 크기를 대폭 줄여 본체 뒤에 끼울 수 있을 만큼 작아졌지만 필기감은 나쁘지 않다. 필압을 1,024단계까지 인식해 더 적은 힘을 줘서 펜촉이 눌리는 데다 펜촉도 쉽게 교체할 수 있다. S노트 외에 각종 사진이나 음악,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인 S플레이어, 전후면 카메라로 스마트폰처럼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S카메라 같은 애플리케이션도 함께 제공한다.
SSD로만 작동하는 제품 특성상 윈도 운용체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재설치는 쉽지 않은 일이다. 전원과 볼륨 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SSD의 숨겨진 공간 안에 들어 있던 복구 프로그램이 가동해 윈도 운용체계를 복구할 수 있다. 윈도 운용체계를 초기 상태로 복원하면 소요시간은 4분 안팎. 복원이 끝나면 처음 윈도8을 설치한 상태로 돌아간다. 오히려 초기화 후 사용자 등록과 설정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다만 용량이 적은 SSD인 탓에 모든 프로그램이 담겨 있는 건 아니다. 기본 드라이버와 각종 프로그램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다시 설치해야 한다. S노트와 S플레이어, S카메라, S갤러리 등 몇몇 소프트웨어는 윈도8용 앱스토어인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무료로 설치할 수 있다.
◇ 이버즈 총평 | 氣脈相通 = 지난해 나온 윈도 태블릿인 슬레이트7은 단순히 정전식 터치스크린을 벗어나 화면에 손을 댄 채로 필기가 가능한 전자기유도식 펜을 달아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화면 확대나 축소 등 터치에 관해서는 지엽적인 기능만 지원하는 윈도7 탓에 빛을 보기 힘들었다. 터치펜과 달리 화면에 손을 올리고 보다 자연스럽게 필기할 수 있는 펜 역시 이를 활용할 소프트웨어가 고작 윈도 필기장에 국한되어 있었다.
이에 비해 아티브 스마트PC 프로는 터치 인터페이스에 최적화된 윈도8을 운용체계로 써서 별다른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도 누구나 쉽게 화면을 누르며 여러 기능을 쓸 수 있다. 갤럭시노트를 통해 처음 선보이고 여러 번 다듬은 필기 애플리케이션 S노트의 기능도 그대로 옮겨왔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서로 보완하며 기맥상통(氣脈相通)을 이룬 것이다. 여기에 문서작업 등 많은 글자 입력이 필요할 때는 키보드를 끼워 노트북처럼 쓸 수 있어 활용도도 넓어졌다. 태블릿의 고질적 문제로 꼽혔던 ‘생산성 부재’에 하나의 대안을 제시해 준 제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