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소셜·모바일·빅데이터` 이 4개의 파괴적 힘이 서로 연결돼 컴퓨팅의 미래를 바꾼다. 준비하라”
지난 21일(현지시각)부터 5일간 열린 가트너 심포지엄/IT엑스포가 남긴 핵심 메시지다.
하나의 기술에 좌우되지 않는다. 4개 기술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컴퓨팅 전반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기업의 IT 책임자와 IT서비스 및 솔루션 기업도 이에 맞춰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가트너가 이번 행사에서 발표한 `2013년 10대 전략 기술`도 이 메시지와 연관해 해석해야 한다. 2000여명의 최고정보책임자(CIO)를 포함해 약 8000명의 IT 임원들이 참석하는 이 심포지엄과 전시회는 기업 정보화 시장의 플래그십 행사다.
◇내년 웹 접속, 모바일이 PC 능가…2013년 `모바일 기술` 주목
2013년 10대 전략 기술 첫 번째와 두 번째 기술은 모바일이 휩쓸었다. 1위는 `모바일 기기간 경쟁`이, 2위로 모바일 앱과 HTML5가 선정됐다.
가트너는 내년 모바일 폰을 통한 웹 접속이 PC를 넘어설 것으로 봤다. 2015년까지 선진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바일 기기 중 80%가 스마트폰이고, 이 가운데 20%가 윈도OS 폰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스마트폰 OS로 안드로이드에 이어 iOS가 2위를 지키는 양강 구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노키아와 MS의 협공이 잘 이뤄진다면 윈도OS가 2년 내에 림(RIM)을 제치고 애플과 대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개인이 구입한 모바일 기기가 업무에 쓰이는 데 따른 IT 전략도 중요하다. 데이비드 설리 가트너 부사장은 “각 임직원들이 구입해 소비재화 된 스마트패드가 비즈니스에 이용되면서 BYOD(Bring your own Device)·BYOA(Bring your own Application) 현상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관련 모바일 앱 기술의 경우 멀티 채널간 통합과 상호작용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의 기술이 지배적이지 않고 다양한 기술이 상존할 전망이다. 네이티브 앱 방식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HTML5 기반의 웹 앱 기술로 이동이 필연적일 것으로 전했다. 올해 절반 가량의 네이티브 앱이 웹 앱으로 대체될 것으로 봤다.
가트너는 올해 열번째 기술로 `엔터프라이즈 앱 스토어`를 지목해 기업과 개인간(B2C)이 아닌 기업용 앱 스토어가 활성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힘의 결합`…개인 클라우드 시대 개화
가트너는 이번 행사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주류 기술로 부상했다고 봤다. 세번째 기술은 모바일과 클라우드, 데이터 기술이 모두 결합해 이끌 `개인 클라우드`다. PC를 대체하면서 언제 어디서도 개인이 원하는 콘텐츠에 접속하는 개인 클라우드 시대가 열린다는 것이다. 사용자들이 더욱 다양한 기기와 플랫폼을 사용, 핵심 서비스가 서비스화되는 등 개인 클라우드 시대가 IT `디바이스`에서 `서비스`로 힘을 이관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섯번째 기술로 `하이브리드IT와 클라우드` 기술이 지목됐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를 조달하는 IT부서의 `서비스 브로커`로서 역할 변화를 가트너는 강조했다. 내부 클라우드서비스중개업(CSB) 직무가 확대될 것이란 예측이다. IT부서가 프라이빗·퍼블릭 클라우드와 기존 시스템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IT 운영에 대한 서비스 공급자 역할과 책임이 커진다는 것이다.
더 많은 산업에 클라우드 기술이 적용되면서 CSB를 위한 IT 조직의 신기술 습득이 확대되고, 더불어 CSB를 위한 벤더들의 기술도 함께 부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물 인터넷 현실화…통합된 에코 시스템 전략
가트너는 내년 `사물 인터넷` 기술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면서 네번째 기술로 지목했다. 이는 운영기술(OT·Operation Technology)과 IT간 융합이 일어나면서 증폭된다. 이미 인터넷 연결의 절반이 사물로 이뤄지고 있으며 2015년까지 70% 이상의 기업 임원들이 인터넷이 연결된 독립된 사물들을 직접 감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봤다.
이러한 사물 인터넷 기술이 디지털 공급망과 센싱 및 제어 기술 등과 결합해 새로운 프로세스 및 정보 통찰,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장소, 물건, 사람 등 모든 물체에 인터넷이 가능해지면서 일어날 변화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해에 이어 사물 인터넷의 사례 중 하나로 홈플러스 지하철 가상 매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가트너는 `통합된 에코시스템 기술`을 아홉번째 기술로 꼽았다. 낮은 비용과 단순성, 보안에 대한 사용자의 요구를 만족하는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모바일 서비스를 위해 단일 솔루션을 대응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하나의 구조에서 작동할 수 있는 어플라이언스가 증가하며, 쉽게 수정 혹은 최적화 가능해야 한다. 설리 부사장은 “SW·HW 공급부터 유통, 소비자에 이르는 엔드투엔드 에코시스템이 대두될 것”이라고 봤다. 하나의 공급업체가 혼자서 대응해서는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 많아지면서 공급업체들간 합종연횡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전략적 빅데이터 기술 뜬다…인-메모리 컴퓨팅 전면에
가트너는 `전략적 빅데이터` 기술을 여섯번째 기술로 꼽았다. 용량이 방대하고 다양한 비정형적인 데이터에 대한 실시간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위성항법장치(GPS)와 센서, 날씨와 지리 및 교통 정보 등 다양한 외부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이 부각될 전망이다. 빅데이터는 소셜 기술과 결합하게 되며 △소셜 △의도 △소비 △흥미 △모바일 등 5가지 정보의 빅데이터 그래프를 생성해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빅데이터는 미래의 데이터웨어하우스(DW) 전략을 바꿔놓게 되며 하나의 DW가 기업의 모든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통합된 시스템으로 진화한다. 설리 부사장은 “데이터 서비스와 메터데이터를 위한 콘텐츠 관리, DW, 데이터마트, 분야별 파일 시스템이 하나로 묶이고 기업용 `논리적` DW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곱 번째는 의사결정을 위한 데이터 분석 기술이 꼽혔다. 이 기술은 모바일, 소셜, 빅데이터가 이끄는 것으로 데이터 분석이 기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단순 구조에서 복잡한 구조로, 히스토리 중심에서 실시간으로, 전문가 중심에서 실제 소비자로 진화하는 등 실제 의사결정에 활용되면서 가치가 높아지는 것을 뜻한다.
가트너는 인메모리 컴퓨팅 기술을 여덟 번째 순위로 꼽으면서 내년 주류 기술로 부상할 것으로 봤다. 성능과 반응 속도를 높이고 스스로 실시간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데이터를 탐색하면서 빅데이터를 지원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가트너의 10대 전략 기술은.
가트너가 기업의 전략적 대응 필요성이 있는 기술을 매년 조사를 통해 전년 심포지엄/IT엑스포 행사에서 선정 및 발표하는 것이다. 가트너는 이 10대 전략 기술을 `향후 3년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기술`로 정의하고 있으며, 기술별 순위 보다 리스트 자체에 의미가 크다.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IT 또는 비즈니스에 대한 대전환 발생 가능성, 막대한 투자에 대한 필요성, 채택 지연 시 위험성 등이 포함된다.
가트너 선정 2013년 10대 전략기술
올랜도(미국)=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