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배터리/셀 포럼 2012]글로벌 2차전지 시장 한국이 이끈다

지난해 우리나라 2차전지 산업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1999년 2차전지 산업에 진출한지 13년만이다. 우리나라 산업이 선두자리에 올랐지만 어깨는 무겁다. 2차전지 사용시간 등 성능 개선, 코발트·리튬 등 원자재 안정적 확보라는 과제가 산적한데다, 소재 등 기술의 국산화율도 20% 수준으로 선두를 유지하기엔 기반이 탄탄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자재부터 전구체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룬 중국의 추격에 압박을 받고 있고 원천기술도 일본 등이 선점하고 있어 가시방석 위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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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비의 대용량 리튬이온 전지 스택.

18~19일 양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스마트 배터리/셀 포럼(Smart Battery/Cell Forum) 2012`은 2차전지 산업의 1위 자리를 굳히기 위한 기술 동향과 비즈니스 모델 발굴의 좋은 자리가 될 전망이다.

◇1위 굳히기 `할일 많다`=2차전지는 디지털기기나 IT 제품에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이고 운송과 에너지발전 사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한다. 우리나라가 2차전지 산업의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부품 소재 기술 개발부터 인력양성이 절대적이다. 시장 다변화를 위해서는 IT와 에너지분야를 아우르는 융·복합 산업을 주도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송호준 삼성SDI 상무는 “미래 IT기기는 자연스럽게 몸에 지닐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하면서 리튬전지의 초소형·초박형·플렉시블(flexible) 기술이 핵심이 될 것”이라며 “리튬전지 기술 발전으로 `모바일 시대`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착용 가능한(Wearable) 시대`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2차전지의 핵심인 리튬전지 기술은 에너지 밀도, 가격 경쟁력, 멀티 디자인, 절대적 안전성이 뒷받침돼야한다.

이와 더불어 국내 2차전지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2차전지 효율의 핵심인 음극·양극재, 분리막 등의 소재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ESS나 전기차용 배터리 등이 초기 산업인 만큼 세계시장 선점에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의 소재 개발이나 현실적인 보급 사업이 필요한 때”라며 “주행거리 350㎞ 이상을 달릴 수 있는 전지·부품소재 개발과 전문 인력 양성이 곧 2차전지 경쟁력 강화에 필수다”고 말했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주도하는 에너지 산업 및 운송수단과 무인동체의 전기화는 화석연료 시대에서 전기연료 시대로의 획기전인 변화가 예상된다. 전력대란과 유가상승, 원전사고 등 지금의 문제는 2차전지를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융·복합산업이 대안으로 꼽힌다.

◇ESS가 2차전지 시장 견인한다=일본 등 외국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 정부도 ESS 보급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ESS 보급용량을 150만㎾로 늘리고 세계 3대 ESS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계획대로라면 화력발전소 3기를 대체할 수 있어 건설비용 4조5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올 하반기에 중형급 ESS 고효율(안전) 인증 기준을 마련하고 설치장려금과 세제 등 지원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전력산업기반기금에 별도의 예산항목도 추가 신설했다.

오는 2013년 중소형 상업용을 먼저 보급하고 2014년에는 중형 산업용 ESS를 보급할 계획이다. 산업용과 가정용, 발전용 ESS는 2015년 이후부터 보급이 시작될 예정이다.

최광국 지식경제부 에너지기술팀장은 “ESS가 전력 공급 안정화와 신재생에너지의 안정적인 계통 연계 등에 필수인 만큼 2차전지 시장에 견인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며 “에너지미래기술 과제 및 중대형 시스템 등 원천 기술 확보에 2020년까지 약 5000억원의 규모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대용량 ESS 보급을 통한 전력수급 안정화 및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을 비전으로 설정하고 단계적 보급을 확산해 나갈 방침이다. 2차전지 성능향상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ESS 시험평가 표준 및 인증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2020년 2차전지 65조원 시장으로

글로벌 2차전지 시장규모는 오는 2020년에 65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약 13조원 규모인 세계 2차전지 시장은 전기차 및 ESS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2020년엔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삼성SDI와 LG화학 등 한국 기업이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과거 글로벌 무대의 주역이었던 파나소닉, 소니 등 일본 기업과 리센, ATL 등 중국 기업이 뒤쫓고 있다. 2차전지는 한 번 쓰고 버리는 건전지 등의 1차전지와 달리 충전 후 재사용이 가능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와 함께 `3대 전자부품`으로 꼽힌다. 2차전지 시장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의 소형시장에서 전기차, ESS 등에 들어가는 중대형 시장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일본의 시장 조사업체 IIT는 올해 소형 리튬이온 2차전지 시장에서 삼성SDI가 26.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2위는 LG화학(18.5%), 3위는 파나소닉(18.2%)으로 각각 예측했다.

일본과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만만찮다. 파나소닉은 2010년 산요를 합병,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소니도 중국 싱가포르 등 신흥시장으로 공장을 옮기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리센, ATL 등 중국 업체는 애플 등의 공급선을 확장하면서 소형 IT용 전지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린다. 지난해 4월 충북 오창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다. LG화학은 연간 전기차 20만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공장 등에 대한 투자가 완료되는 내년에는 35만대 이상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전기차용 2차전지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9월 독일의 보쉬와 합작설립한 SB리모티브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며 자동차 완성차 업체 및 ESS 보급사업 등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500억원을 투자해 지난 9월 충남 서산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전극·셀·팩 등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일관 생산하는 체제를 갖추게 됐다.

주요 출품작

◇피앤이솔루션 `충전인프라 솔루션`

피엔이솔루션은 전기자동차 충전인프라 솔루션을 출품했다. 급속 충전기는 국내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에도 활용되는 설비로 약 20분 정도면 전기차 충전이 가능하다.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와 요금결제 시스템, 사용자 인증 기능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한층 강화했다. 전기차와 충전기 간 계측제어통신망(CAN) 통신 방식과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채용해 원격지에서도 충전 등의 제어가 가능하다. 또 충전기 연계 운영을 위해 여러 유·무선 통신 방식을 채용할 수 있어 과금 등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한다.

완속 충전기는 계통 전원으로부터 AC전원을 공급받아 전기차에 탑재된 차량 내부장착충전기(On-board Charger)에 AC전원을 안정적 공급해 5~6시간이면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 이들은 사용자 편의를 고려해 디스플레이와 요금결제 시스템, 사용자 인식 시스템을 탑재했으며 과전류, 단락 등 전기적인 사고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탑재했다.

피앤이솔루션은 이번 전시회에서 설치와 운영이 편리한 3.3㎾급의 가정용 전기차 충전기와 국내 처음으로 전기차에 저장한 전기를 다시 꺼내 쓸 수 있는 V2G(Vehicle to Grid)용 양방향 충·방전기도 선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에너지 분산저장 및 공급 요구에 따라 2차전지를 이용한 에너지 저장과 이를 전력망에 송전하기 위한 양방향 충·방전 설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피엔이솔루션은 팩 충·방전기를 다수의 기관에 공급한데 이어 ESS와 연동되는 양방향 충전장치로 개발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도 적용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레보 `하이브리드 ESS`

레보는 3㎾h급 리튬인산철 2차전지를 내장한 하이브리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선보였다.

하이브리드 ESS는 전력망 연계 기능과 태양광·풍력 발전 충전이 동시에 가능한 제품으로 그 동안 계통 연계형(전력만 사용)과 독립형(태양광·풍력 전용) 제품의 장점을 일체화시켰다.

리튬인산철은 리튬이온 2차전지를 주로 사용하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와 달리 고출력의 장점은 없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에너지저장 효율이 높아 ESS 시장에 적합하다. 배터리팩과 인버터를 일체화 시켜 공간 효율은 물론 설치와 운영이 기존 제품에 비해 쉽다.

레보 관계자는 “이번 3㎾h ESS 출시와 동시에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 및 아프리카 지역에 수출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이 제품을 시작으로 현재는 12㎾h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 모듈 개발 막바지 단계로 제품 다양화를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보는 국내 최초로 리튬인산철 사업화에 성공한 업체로 2010년 골프카트용 리튬 배터리팩을 제품화해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가나모토의 `수로 청소형 전기차`에 리튬인산철 40㎾급 배터리팩과 사무실 에너지저장장치(ESS)용 1·3㎾급 배터리팩 공급을 마쳤다.

◇에스티비 대용량 리튬이온 `전지 스택`

리튬전지 개발업체인 중소기업 에스티비는 최근 신기술인증을 받은 `5㎾급 대용량 리튬이온 전지 스택(축전지)`을 공개했다. 에스티비의 대용량 전지 스택은 핸드폰, 노트북 등에 사용되던 소용량의 리튬전지의 용도를 발전소 등의 산업용까지 확장한 것이다.

연축전지와 니켈전지 등 기존의 2차전지의 짧은 수명과 납과 카드뮴으로 인한 환경오염 등을 보완한 제품으로 리튬이온전지를 직병렬로 적층해 대용량화시켰다. 에스티비는 자사의 특허기술인 직병렬 132단 이상 적층된 리튬전지 스택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세계 최초로 대용량화에 성공한 사례로 평가된다.

에스티비 관계자는 “대용량 ESS 모듈을 병렬로 연결하면 기존 2차전지 직렬 적층에 따른 사고 및 유지보수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다”며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를 포함해 기존의 2차전지에 적용된 모든 분야에 사용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고 말했다.

회사는 휴대폰용 배터리 제어(컨트롤) IC를 2005년 처음 개발해 주목 받았다. 5~13㎾급 대용량 리튬이온전지 스택을 상용화해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KT 등에 공급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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