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새 희소금속·희토류라는 단어가 언론지상에 등장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습니다. `중국발 희토류 전쟁` `희소금속 확보전`이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텐데요. 각국이 금속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언론의 관심 또한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세계가 이토록 희소금속·희토류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생소한 이름의 금속은 대체 어디에 쓰이는 걸까요.
Q. 희소금속·희토류가 무엇인가요.
A. 희소금속은 이름 그대로 수요에 비해 매장량이 부족하고 추출이 어려운 금속을 말합니다. 매장과 생산이 일부 국가에 몰려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니켈·크로뮴·텅스텐·희토류 등 매장량이 한정돼 있는 35종의 금속을 총칭하고 있습니다. 희토류는 희소금속의 일부입니다. 희소금속과 희토류가 혼·오용되기도 하는데 희토류는 부분집합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다. 희토류는 희소금속 중 란탄족에 속하는 15개 원소를 비롯해 이들과 성질이 유사한 스칸듐(Sc)·이트륨(Y)을 포함한 17개 원소를 말합니다.
희토류라는 이름은 `땅 속에 거의 없는 물질(rare earth elements)`이라는 영어 표현을 일본에서 직역한 것입니다. 실제 지각 내 함유량이 300ppm(PPM은 어떤 양이 전체의 100만분의 몇을 차지하는지를 나타낼 때 사용되는 단위입니다) 미만일 정도로 희귀합니다.
가장 함유량이 많은 원소는 세륨과 란탄이고 자석의 원료가 되는 네오디뮴·이트륨 등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희토류가 정말 보기 힘든 물질은 아닙니다. 세륨은 납보다 3배 정도 많고 톨륨도 금과 은보다 풍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Q. 희소금속·희토류 쟁탈전이 펼쳐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희소금속·희토류는 LED·반도체·전기차·풍력발전기 등 각종 첨단기술·녹색산업 분야에 주로 쓰입니다.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고 불릴 정도로 필수적인 자원입니다. 때문에 희소금속·희토류의 원활한 공급이 각국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부족한 양에 비해 그 쓰임새가 너무나 중요하다 보니 너도나도 이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애를 쓰는 것입니다.
Q. 희소금속·희토류가 무기화된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A. 2010년 9월 7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 해역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이 충돌해 양국 간 영유권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이때 중국은 일본을 압박하기 위해 `희토류 수출 중단`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이에 일본은 체포했던 중국 선장을 곧장 석방하며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같은 해 10월. 미국무역대표부는 중국 정부의 그린에너지 정책 및 보조금 지급 의혹 조사를 위해 `통상법 301`조 가동을 계획했습니다. 중국은 이에 대해 비공식적인 대미 희토류 수출금지를 단행했습니다. 상황이 불리해지자 미국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중국에 파견해 관계 개선에 나섰고 중국은 그제야 희토류 금수조치를 해제했습니다. 자원 강국인 중국이 총칼이 아닌 희토류를 무기로 내세워 미국·일본이라는 강대국을 굴복시킨 대표적인 사건입니다. 첨단산업 의존도가 높은 미국·일본은 희토류 공급이 중단됐을 때 자국 산업계가 받을 타격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Q. 희소금속·희토류 확보를 위한 현실적인 방법은 무엇인가요.
A. 재활용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가전제품, 휴대폰 등 우리가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에 이 금속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천연금속자원은 날이 갈수록 매장량이 줄어들고 있지만 희소금속·희토류를 함유한 폐기물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도시광산`이라고 표현할 만큼 생활속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에는 다양한 희소금속·희토류가 포함돼 있습니다.
우리나라 폐금속 자원의 경제적 가치는 46조4000억원, 매년 발생하는 폐금속 자원은 4조300억원가량으로 추산됩니다. 땅속에서 캐낸 금광석 1톤에서 얻을 수 있는 금의 양은 5g에 불과하지만 같은 양의 폐 휴대폰을 분해·가공하면 금 400g, 은 3㎏, 구리 100㎏, 주석 13㎏, 니켈 16㎏, 리튬 5㎏ 등 다양한 금속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희소금속·희토류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해 수요를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희소 금속 희토류 원소:앞으로의 최첨단 기술에 반드시 필요하다.
뉴턴코리아 편집부 지음, 뉴턴코리아 펴냄
희소금속·희토류에 관한 기본지식부터 미래 전망을 상세하게 설명한 책이다.
희소금속의 정의·성질·용도·생산지·수요와 가격·광상 등 기본적인 사항을 모두 정리하고 있다. 또 희소금속 가운데 첨단산업 분야에서 특히 큰 역할을 하는 리튬·백금·네오디뮴·디스프로슘·인듐 등 5개 원소의 화학적 성질과 산업에서의 활용 상황 등을 그래픽 중심으로 상세히 해설한다. 전기차, 신생에너지 분야 등 미래성장산업에 희소금속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 희소금속과 전방산업에 대한 지식을 쌓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희토류 자원 전쟁:희토류 없이는 애플 아이폰도, 토요타 전기차도, 미국 전투기도 없다.
김동환 지음, 미래의창 펴냄
희토류와 중국 자원민족주의의 실태를 파헤친 책이다. 희토류의 특성과 응용분야, 생산현황 등의 기초정보를 소개하고 희토류를 무기로 한 21세기 자원전쟁의 단면을 보여준다. 희토류 생산량 96.69%를 차지한 중국의 자원민족주의 정책을 들여다보고 이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희토류를 활용해 중국이 이루고자 하는 숨은 의도를 파악하고 중국 자원종속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대안을 찾는데 필요한 해안을 제공한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