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K팝 성공비결 중소기업에 접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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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꽃미남과 거리가 먼 스타일의 젊은이가 말춤을 추면서 자칭 `강남스타일`이라고 외치는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만 누적 조회 3억회를 돌파했다.

K팝(K-POP)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소녀시대`를 비롯해 `2PM` `카라` `아이유` 등 쟁쟁한 가수들의 활동으로 전 세계는 이미 K팝 바람에 휩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K팝의 성공을 분석해보면 가수의 춤, 연기, 노래는 물론이고 시장까지 사전에 치밀하게 분석해서 철저한 계획과 준비 아래 상품화하는 기획사의 기획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소기업에도 이들의 체계적인 기획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을 생각해보자. 국내 중소기업들이 사업에서 가장 고전하는 부분이 바로 `기획력 부재`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가운데는 뛰어난 사업 아이템과 기술을 가지고도 이를 어떻게 상품화해야 하는지 방법을 몰라 실패하거나 시장 분석 없이 상품을 개발하고 나서 실패하는 사례가 상당히 많다.

실제로 중소기업이 가장 힘들게 생각하는 연구개발(R&D) 단계는 바로 기획단계(전체의 23.6%)라는 중소기업연구원 조사결과도 있다.

중소기업이 기획을 어려워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재정적 여유가 부족한 탓에 지금 당장 꼭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생산해서 생존해 나가는 것만도 벅찬 상황이다. 기획을 맡는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선행기술이나 시장동향 등에 관한 광범위한 정보를 확보해 정밀 분석한 다음, 전략적인 R&D와 기술사업화 기획을 추진하는 것은 많은 중소기업에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다.

그러나 중소기업 경영현장에서 철저한 사전 기획을 하고 안 하고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지난 2002년부터 개별 기업의 기술사업화 촉진을 위한 기업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기획 지원을 받은 1967개 기업의 평균 기술개발성공률이 무려 8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획 지원을 받은 기업 사업화 성공률은 국내 중소기업 평균 사업화성공률(15%)의 두 배가 훌쩍 넘는 37%에 이르렀다.

기술과 시장을 거시적으로 보고 기획 단계부터 탄탄하게 준비해 출발하는 것, 다시 말해 `설계도`와 `이정표`를 확보하고 출발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차이가 확연했다.

세계 경제가 불안하다. 유럽 재정위기는 아직도 살얼음판을 걷듯 아슬아슬하고, 국내 경제 역시 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경제적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국가산업의 허리인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소기업을 `스몰 자이언트(Small Giant)` 즉 작지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강소기업으로 점프업시키고, 대기업-중소기업 상생도 이뤄내야 한다.

강소기업 육성에서 어떤 것이 정답인지 똑 떨어지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그러나 모든 문제가 그렇듯 해결 방법은 언제나 보다 근본적인 곳, 즉 시작점에 존재한다.

국내 중소기업이 R&D와 기술사업화를 시작하기 이전에 미리 충분히 계획하고 준비한 상태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철저한 기획 시스템을 확보해주려는 국가적인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게 될 때 K팝 스타가 세계를 움직이듯 국내 중소기업도 세계를 움직이는 강소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영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장 yspak@kist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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