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성 때문에 핀란드내 반대 여론 높아
경영난에 시달리는 노키아가 핀란드 에스포에 있는 본사 사옥 매각까지 검토한다.
노키아 대변인은 이날 “본사 건물 등 부동산을 포함한 비핵심자산 처분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 본사 사옥은 최대 3억유로(약 4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추정했다.
지난 7월 노키아는 내년 말까지 글로벌 직원 1만명을 감원하고 자금난 해소를 위해 자산매각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옥 매각도 경영난 탈출을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핀란드에 묘한 기류가 형성됐다.
노키아가 핀란드 대표 기업인데다 본사 건물 역시 발트해 해안가에 통유리와 강철로 지어져 현지 산업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여겨져온 만큼 충격에 휩싸였다.
일각에선 노키아가 본사를 해외로 이전할 것이라는 의혹을 감추지 못했다. 포브스는 노키아가 제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있는 미국 워싱턴주 리치먼드로 이전하는 게 유리할 수도 있다는 의견까지 내놓았다.
우려를 의식한 듯 노키아 최고재무책임자(CFO) 티모 이하무오틸라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본사 이전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매각하더라도 임차해 계속 쓰겠다고 강조했다.
본사 사옥 매각 검토는 침체된 노키아 현주소를 보여준다. 한때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을 주름잡던 대기업이 한순간에 몰락하는 상황을 여실하게 드러냈다.
노키아는 상반기에만 23억4000만유로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달 MS와 함께 내놓은 윈도폰8 기반 스마트폰 `루미아920` 등도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반기에 손실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