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사들이 폐지 발전소 처분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올해를 기점을 수명을 다해 운전 정지하는 노후발전소 폐기주기가 다가오면서다.
올해만도 남동발전의 여수화력과 남부발전의 남제주내연발전소가 폐지됐으며 향후 2년 내 영남화력, 울산화력, 서울화력 등이 기존 설비를 철거한다.
발전사들이 발전소 폐지를 놓고 고민하는 부문은 고가 설비들의 매각 처리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설비를 단순히 고철처리 하는 것은 낭비라는 판단에서다. 가장 우선 고려되고 있는 처분 방법은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해외 매각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남부발전이 남제주 내연발전소를 설비를 도미니카 공화국에 이설해 민간발전사업을 벌이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발전업계의 기대와는 달리 발전 설비를 매각할 만한 해외시장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한 발전회사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개발도상국들도 경제성장에 따른 전력사용량 증가로 신규 발전소 건설을 통한 중장기적인 전력계획을 짜려한다”며 “노후설비를 팔 수 있을 만한 시장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남제주 내연발전기 수출도 1기당 10㎿에 불과한 소규모 설비였기 때문에 가능한 특수사례로 분석했다.
설비자체를 연구기자재로 기증한 사례도 있다. 남동발전은 여수화력 1호기를 중앙대에 연구용으로 기증했다. 철거자재를 활용해 발전설비 수명평가 기술을 연구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설비 철거와 운반 문제로 관련 작업이 더뎌지고 있다.
해외 매각과 기증 등 폐지발전소 처리를 놓고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지만 아직은 고철처리가 시간과 비용면에서 현명하다는 게 발전사들의 판단이다. 서울화력의 경우 기존 발전설비를 박물관으로 전환하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이 역시 일반적인 사례는 아니다.
한 발전회사 관계자는 “철거 과정에서 모터와 펌프 등 매각이 가능한 설비들만 분리해 최대한 매각하고 운반이 어려운 주기기는 고철로 처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해외 매각을 위한 시장개척이나 또 다른 처분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