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장 벨빈 호건, 과거 소송 사실 숨겨
삼성전자와 애플의 미국 특허소송 배심장인 벨빈 호건이 심문 선서 때 과거 소송 사실을 숨긴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25일(현지시각) 미국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호건은 지난 1993년 하드디스크 전문업체 시게이트와 소송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게이트는 지난해 삼성전자 하드디스크 부문을 합병하는 등 삼성과 우호 관계를 유지했다.
문제는 호건이 이번 재판의 배심원으로 뽑히면서 열린 심문선서 때 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평결불복법률심리(JMOL) 신청서에서 호건의 이를 지적했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향후 미국 법원이 호건의 행위를 `배심원의 비행(misconduct)`으로 규정할 경우 지난달 24일에 나온 배심원 평결이 무효가 되고 새 재판이 열리거나 `증거 청문회`가 개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호건은 1980년대 시게이트에 취직하면서 자택 부동산 담보대출금을 회사와 분담하기로 했으나 1990년 해고된 뒤 회사가 담보대출 비용을 갚으라고 요구하자 1993년 소송을 냈다. 시게이트는 맞소송을 했으며 호건은 집을 지키기 위해 개인 파산을 선언했다.
호건은 톰슨로이터에 연루된 모든 사례를 하나하나 밝히라고 분명하게 요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속기록에서 루시 고 판사가 “본인이나 가족, 또는 가까운 사람이 원고·피고·증인으로 어떤 소송에 연루된 적이 있느냐”고 질문한 것으로 돼 있다. 호건이 거짓으로 변명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