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그리드업계, 해외 진출 `합종연횡`

국내 스마트그리드(지능형전력망) 업계가 합종연횡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다. 그동안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와 한국전력 보급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한류 스마트그리드`를 만들어 낸다는 목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우즈베키스탄 전력청에서 발주예정인 `선진전기검침 원격검침인프라(AMI) 구축사업` 입찰에 국내 10여개 기업이 참여한다.

우즈베키스탄 전력청은 4차 사업에 걸쳐 2020년까지 전국 450만 가구에 AMI를 보급·설치할 계획이다. 올해 1차 사업은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전력청 매칭 펀드로 조성된 2억달러(2200억원)를 투입해 100만호 분량의 AMI 보급 사업자 1개를 선정한다.

해외 유수의 기업들이 입찰을 준비 중인 가운데 국내 업체는 최대 5개 컨소시엄이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포스코ICT는 LG유플러스와 옴니시스템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은 LS산전과 누리텔레콤이, 한국전력은 한전KDN과 남전사 등과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와 현대상선도 컨소시엄을 구성 중이다.

사업은 지그비(ZigBee)와 협대역(3~500khz)의 전력선통신(PLC) 등의 유·무선통신을 이용해 데이터집합장치(DCU)를 거쳐 해당 서버에서 데이터를 처리한다. 가정용 계량기가 전자식계량기로 전면 교체되면서 실시간 사용량 검침은 물론 원격에서 전력사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 전력청은 검침률 향상을 위해 데이터 통신 과정에서 설치 환경에 따라 지그비와 PLC 등 다양한 통신방식 채용을 승인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고속 PLC 위주의 국내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국민 1인당 GNP가 2000달러도 안 되는 나라에서 국가 전체를 첨단 전력수요관리계인 AMI로 구축하는 건 벤치마킹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며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과 사업 경쟁력 검증에 좋은 경험이자 해외시장 진출에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까지 총 900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에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ADB, 월드뱅크, 이슬람뱅크 차관을 도입해 매칭 펀드로 진행한다. 우즈베키스탄 전력청은 내달 입찰을 마감하고 내년 상반기 중 1개 사업자를 선정해 2014년까지 1차 사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2차 사업은 월드뱅크(1억8000만달러)와 전력청(6600만달러) 매칭 펀드로 2억5000만달러 규모로 진행된다. 3차는 ADB(1억4000만달러)와 전력청(6000만달러), 4차 이슬람뱅크(1억1000만달러)와 전력청(4000만달러) 매칭 펀드로 각각 조성된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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