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정치계와 언론계가 하루종일 술렁거렸다.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대선 후보 3인이 전자신문 창간 30주년 기념식에서 처음 조우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결론은 안 후보만 참석해 불발에 그쳤지만 과정은 드라마틱했다.
전자신문은 기념식 30일 전 3인에게 초청장을 발송했다. 당시 문재인 후보도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기 전이었고 안철수 후보도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상태였다. 일단 문재인 후보는 유력 정치인으로, 안철수 후보는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인 자격으로 각각 참석을 요청했다.
3인이 대선 후보로 확정된 후 초청 설득작업이 본격화됐다. 그러나 박 후보와 문 후보 측은 다른 일정을 이유로 참석할 수 없으며 축전으로 대신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도 여전히 “계속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기념식 하루 전까지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됐다.
그러나 기념식 당일 아침 드디어 안 후보 측에서 참석하겠다는 통보를 해왔다. 안 후보가 전자신문과 특별한 인연이 있고 안 후보가 주장하는 창조경제에 전자신문이 가장 잘 부응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사실상 민생 행보 첫째 날 대선 후보가 언론사 창간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이었다.
이어 박 후보 측에서도 7시 20분쯤 참석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왔다. 안 후보와 박 후보가 참석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문 후보도 바빠졌다. 참석 여부를 정하기 위한 회의가 다시 열렸다. 3인이 최초로 창간기념식에서 조우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정계에서 흘러나왔다. 여론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전자신문 30주년 기념식에 쏠렸다.
결국 박 후보와 문 후보는 일정 조정 부담 때문에 서상기 의원과 진선미 대변인이 축사를 대독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3인의 조우는 이뤄지지 못했지만 전자신문 30년 위상을 제대로 실감한 하루였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