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저장장치(ESS)가 잠자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깨운다.
`미래비즈니스포럼 2012` 신성장&에너지세션에서 업계는 풍력·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 산업 활성화에 ESS와의 융·복합이 필연적이라는고 입을 모았다. 태양광 등 기존의 단품과 설비 위주의 산업에서 융·복합화를 실현하고 우리 강점인 IT기반의 관리·운영 시스템 기술로 해외시장 선점에 나선다면 충분히 승산 있다는 분석이다.
고유가와 기후 변화로 에너지 수요는 매년 증가하고 에너지원의 대부분이 원유·원자력에 의존하고 있어 에너지 수급 문제는 당장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다. 이에 전력 피크 관리에 효과적인 수단이자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신재생에너지와 ESS의 융·복합이 대안이라는 것이다.
ESS는 전력부하 평준화로 부하를 분산시켜 발전소 설비 투자를 절감하고 무엇보다 태양광·풍력 등 출력변동이 심한 신재생에너지원의 저장장치로 사용돼 전력품질의 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신재생에너지와 연동되는 ESS 도입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다양한 실증사업과 보급 사업을 추진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에 국내 산업계도 발 빠른 대응이 시급하다.
윤여창 삼성SDI 전무는 “ESS가 부족한 에너지와 불안전한 신재생에너지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2020년 ESS시장은 92GW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태양광·풍력과 더불어 ESS는 단품 수준을 넘어 다양한 분야의 시스템 산업으로 발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충전한 전기차의 배터리가 가정용 에너지로 활용되고, 대규모 발전단지가 일반 소비형 시장으로 바뀌는 등 안정적인 전력체계를 갖추는데 ESS의 용도와 역할이 다양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 전무는 “이미 세계적 기술수준의 ESS용 2차전지 이외에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및 관리·운영 솔루션 기술 확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설비 위주의 산업에서 이제는 다양한 환경에서 신재생에너지와 결합한 사업모델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정부와 관련 기관도 융복합 형태의 수출형 사업모델과 기술표준 선점에 나설 방침이다.
박재영 지경부 신재생에너지 과장은 “취약한 내수시장 환경을 극복하고 해외수출 지원정책에 집중할 것”이라며 “국내 산간, 도서지역과 국가산업단지 환경 특성에 맞는 신재생에너지·ESS 결합한 모델을 실증하는 사업을 당장 내년부터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재생에너지와 ESS 위주의 마이크로그리드 분산전력망을 사업모델로 만들어 해외수출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산업기관도 부재 중인 국제 기술 표준 제정을 적극 주도해 시장 선점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계획이다. 최갑홍 전지산업협회 부회장 “시장은 서서히 열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제 기술표준은 없는게 시장 선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제품, 성능, 안전 세 가지 측면에서 국제 표준 제정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표준에 기반한 ESS 기반기술 개발과 신재생에너지와의 다양한 융복합 전략이 병행된다면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분야에서도 수출국으로 당당히 올라설 수 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사업화 성공모델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