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전력도매시장 개편 초강수 `폭풍전야`

한국전력이 전력도매시장 개편을 위해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16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12-3차 전력시장규칙개정위원회 안건으로 `전력시장 상한가격 도입`과 `비중앙급전발전기 가격안정화 대상 포함`을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력도매시장에서 한전의 전력 구매비용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안건 통과 시 수익감소가 예상되는 발전업계는 두 안건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방침이다.

발전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전력시장 상한가격 도입이다. 도매시장에서 전력가격 산정 기준이 되는 계통한계가격(SMP)에 제한선을 두는 것으로 발전사들은 사실상 전력판매 이윤에 한계치를 두겠다는 의도로 본다. 발전공기업과 민간발전회사 모두에 적용되는 것으로 전체 발전시장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비중앙급전발전기 가격안정화 대상 포함도 민간발전사들은 민간 LNG 발전소와 구역전기사업자의 전력판매 수익을 일정부분 조정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불가 입장이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민간발전사들의 전력판매비는 대부분 SMP 부근에서 형성됐다”며 “상한가격을 정해놓고 여기에 재차 수익을 조정한다는 것은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건을 제안한 한전은 일부 발전소의 과도한 수익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최근 전력사용량이 많아지면서 SMP가 고공행진을 하며 다른 발전회사 대비 두세 배에 달하는 수익을 취하는 곳이 있어 별도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SMP 상한가격보다 원가가 비싸 발전이 어려운 발전소에는 그에 맞는 적정 가격 산정을 검토한다는 방안이다.

한전 관계자는 “이번 안건 제안은 발전사 이익 제한이 아닌 과도한 수익에 대한 적정이익 조정안”이라며 “안건을 도입해도 발전회사들이 적자를 보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발전업계는 경쟁시장에서 가격 제한선을 둔다는 발상 자체가 반시장적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발전업계 관계자는 “고객 전력사용량에 따른 가격의 변동을 일정선에 고정하면 발전사 입장에선 원가 절감 의미가 그만큼 퇴색된다”며 “자칫 전체 발전시장에 민간기업 참여를 막는 조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력시장 상한가격 도입`과 `비중앙급전발전기 가격안정화 대상 포함`의 내용을 담고 있는 규칙개정안은 다음 달 열릴 예정인 전력거래소 시장규칙개정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한전이 상한가격 도입과 비중앙급전발전기 가격안정제를 안건으로 제출한 것은 맞지만 모든 안건이 심의대상에 올라오는 것은 아닌 만큼 통과 여부는 실제 회의가 열려야 봐야 안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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