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이 조립한 명품 시계 같은 스마트폰
“스위스 명품 시계 같은 스마트폰.”
아이폰5의 첫 느낌이다. 아이폰5가 공개된 샌프란시스코 예바부에나센터에서 직접 아이폰5를 써봤다. 사용된 재질과 마감이 다른 제품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독특하고 정교했다.
아이폰5는 단순하면서 간결한 애플 디자인 철학이 그대로 담겼다. 조너선 아이브 애플 디자인담당 수석부사장은 “아이폰5를 정말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것은 손에 들었을 때 느낌”이라며 “사용된 재질과 놀라운 정밀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 DNA 그대로 투영된 외관
직사각형에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했고 동그란 홈버튼도 그대로 유지해 언뜻 보기엔 기존 제품과 다르지 않게 느껴진다. 하지만 손에 쥔 순간 느낌이 다르다. 손바닥에 전해지는 단단하면서 가벼운 느낌. 손에 쥔 채 엄지손가락 하나로 모든 작업을 처리할 수 있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 역시 알루미늄과 유리로 된 외관이다. 기존 아이폰은 검정과 흰색이었는데 아이폰5는 투톤이다. 유리로 둘러싸인 부분은 검정색이고 알루미늄 부분은 슬레이트색이다. 흰색 제품 역시 실버톤과 조화를 이뤄 세련된 느낌을 준다.
크리스털다이아몬드로 알루미늄을 세공했다. 유리와 알루미늄이 매우 부드럽고 미세한 7.6㎜ 두께로 가공 처리됐다. 유니보디는 아니지만 유리와 알루미늄 간 경계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됐다.
손에 쥔 아이폰5는 가볍다. 화면이 4인치로 커졌지만 아이폰4S보다 28g이나 가볍다. 전면 카메라 위치가 중앙으로 바꼈고 마이크로폰은 3개로 늘어났다. 잡음을 제거해 통화품질을 높이고 시리 음성인식을 강화한 조치다.
카메라를 실행했다. 아이폰5만 있으면 전문가 수준의 파노라마 사진도 쉽게 찍을 수 있다. 파노라마 버튼을 누르고 찍고 싶은 풍경에 따라 원을 그리며 움직이면 2800만화소 사진이 찍힌다. 사파이어 렌즈 커버를 씌워 흠집이 나는 것을 방지한 것은 물론이고 더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완벽한 통합
아이폰5는 iOS6로 완전히 새로운 모바일 경험을 할 수 있다. 화면이 길어졌지만 기존 앱 작동에 무리가 없다. 세로로 길어진 부분이 위아래로 나뉘어 검정색으로 나타나고 그 안에서 앱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웹 페이지는 긴 화면에 더 많은 콘텐츠가 표시돼 편리하다. 응답속도도 매우 빠르다. 4G 롱텀에벌루션(LTE)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A6칩이 들어가 훨씬 부드럽고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애플 지도를 실행했다. 샌프란시스코 상공을 날며 보는 듯한 3D지도가 나타난다. 턴바이턴 내비게이션도 매우 빠르게 길을 찾을 수 있게 돕는다. 서울을 찾았다. 아쉽게도 아직 한국 지도 콘텐츠는 미미했다. 한강과 주요 도로만이 간략히 표시돼 있을 뿐 미국과 같이 건물이 3D로 나타나지 않아 한동안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5만 있으면 각종 포인트카드, 비행기 티켓 등을 갖고 다닐 필요가 없다. 패스북을 실행하면 세포라, 스타벅스, 셰라턴호텔, 델타에어라인, 타깃, 아메리칸에어라인 티켓이 저장돼 있다. 스타벅스에 들어가면 알아서 스타벅스 쿠폰을 화면에 띄워준다.
음성인식 비서 시리도 똑똑해졌다. 야구·농구 등 각종 경기 결과를 알려준다. 레스토랑 정보도 강화됐고 예약도 해준다. 한국어를 하는 시리 목소리는 안내문만 들을 수 있었다. 한국어 시리는 한국 시장 출시 후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